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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한 항공사 '델타항공'은 어떻게 업계 1위로 성장했나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델타항공은 현재 수익성 및 시가총액 기준 미국 1위 항공사다. 2005년엔 상황이 정반대였다. 저가항공사들의 유입, 지속된 파업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에 몸살을 앓다가 유가 급등 여파로 파산 보호를 신청하면서 날개 없이 추락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수요가 줄어들고 있던 때라 타격은 더욱 컸다. 델타항공을 비롯한 많은 항공사들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졌다. 델타항공만이 아니었다. 당시 델타항공뿐 아니라 유나이티드항공, US에어웨이스, 노스웨스트 등 미국의 대형 항공사들 대부분이 파산보호신청에 들어갔을 정도로 상황은 처참했다. 
출처 델타항공
파산보호신청 후 2년 동안 델타항공은 절치부심했다. 항공기를 재편성하고, 합작투자 파트너십을 강화했으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유류비용을 반영하면서도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티켓 가격도 개편했다. 덕분에 빠른 시간 안에 파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기사회생 이후 움츠러들 수도 있었지만, 델타항공은 이를 체질 개선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여겼다. 직원 보상체계를 개편하고 파트너 생태계를 공고화하면서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델타항공은 이와 같은 혁신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 발판을 갖출 수 있었다. 



가족에게 추천하고 싶은 회사
델타항공의 직원들 / 출처 델타항공
사업을 재정비한 델타항공은 임직원 간의 관계와 보상체계에 대한 기본 토대를 마련했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을 잘 견뎌준 직원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고 회사의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합당하다는 판단이었다. 2008년과 2009년 사이 있었던 금융위기 당시 유가가 상승하고 수익이 곤두박질치던 상황에서도 임직원의 임금을 올릴 방법을 강구했다. 무던한 노력 끝에 델타항공의 임원, 조종사, 승무원, 지상 근무인력 등 모든 임직원이 공평한 보상과 퇴직자 연금제도를 받게 됐다. 경영자에 대한 보상은 임직원 보너스가 지급된 다음에 이뤄진다. 2009년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직원에게 회사 지분의 15%를 지급하는 우리사주제도를 도입했다. 

또, 밸런타인데이에 사내 전 임직원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이벤트를 연다. 이때 배분되는 수익은 각자 연봉의 8% 정도. 미국의 '블루칩(우량)'이라 불리는 회사 중 가장 높은 비율의 수익분배다. 

임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 델타항공은 '좋은 회사'가 됐다. 항공 승무원 채용에 10만 명 이상이 모일 정도다. 임직원 설문조사에서 직원 90% 이상이 친구나 가족에게 델타항공 입사를 추천하고 싶다고 답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혁신, 계속되는 차별화

델타항공의 맥도넬더글러스 MD-88 / 출처 위키피디아
델타항공은 자산관리, 국제 파트너십, 공급망과 같은 핵심 분야에서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추진해왔다. 델타항공이 설립 초기부터 추구해온 가치였다. 예컨대 델타는 약 50년 전부터 중추 공항 시스템인 '허브공항 시스템(hub-and-spoke)'을 고안했다. 현재 대부분의 항공사가 사용하는 방식이 됐다. 

항공사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것. 델타항공은 브라질, 멕시코, 영국 등의 선두 항공사의 주식을 매입해 실질적 합병을 이끌었다. 각국 정부가 국내 항공사가 외국 항공사와의 합병을 급지하고 있어 선택한 방법이다. 합병을 하지 않으면서도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적극적으로 제휴를 맺기도 한다. 브라질의 1위 항공사와 제휴를 맺고, 멕시코 대표 항공사와도 독점 제휴를 맺었다. 싱가포르항공, 버진애틀랜틱 등 세계적인 항공사와도 제휴 상태에 있다. 

델타항공은 파트너사를 동등하게 여기며 상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갑-을 관계가 아닌 함께 성공해 수익을 나눠갖는 구조를 구축했다. 예컨대 델타항공은 에어프랑스-KLM의 주식을 갖고 있지는 않으나 대서양 횡단 노선 사업을 공동으로 운영 중에 있다. 이때 발생하는 약 130억 달러(약 14조 5600억 원)의 최종 수익을 에어프랑스와 나누어 갖는다. 
필라델피아의 트레이너 정유공장 모습 / 출처 flickr
사업의 안정화를 위해 항공사가 아닌 다른 분야와도 협업했다. 많은 사람들이 델타항공의 가장 혁신적인 시도로 필라델피아의 트레이너 정유공장 인수를 꼽는다. 델타항공의 유류비는 연간 약 12억 달러(약 1조 3400억 원). 여느 항공 회사가 그렇듯이 연료비가 회사 지출의 대부분이다. 델타항공도 다른 항공사들처럼 항공권 가격을 유가에 맞춰 조정하며 재정난을 피하고자 했었다. 하지만 직접 정유업에 뛰어들어 수직 통합적 비즈니스를 구축하고자 했다. 연료 공급 사슬의 통제권을 얻고자 했던 것이다. 

연료 생산자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인수 비용에 드는 비용은 약 1억 5000만 달러(약 1680억 원)다. 보잉 787기 한 대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오랜 고민 끝에 정유공장이 다른 회사에 통합될 경우 델타항공의 연료비가 10~15% 상승하는 반면, 델타항공에서 인수할 경우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결정적으로, 델타항공이 정유공장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항공업계와 정유업계가 크게 들썩였다. 경쟁사와 정유사 카르텔이 반기지 않는다는 것은 곧 델타항공의 이익이 될 것이라는 반증이었기에 인수는 즉각 추진됐다. 

델타항공은 이후 꾸준히 덩치를 키워나갔다. 유조선의 독점 장기 임대계약을 체결해 걸프 지역의 원유를 미국으로 수송해 이전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연료를 수급했다. 자체 원료 공급원을 보유했기 때문에 연료의 구매, 정제뿐 아니라 운송에 있어서까지 경쟁사보다 신속히 행동할 수 있었다. 인수 이후 델타항공의 평균 유류비는 업계 평균보다 갤런당 5~10퍼센트 절감됐다. 



무리를 지어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라
출처 델타항공 페이스북
델타항공은 대형 항공사 최초로 회원 마일리지 적립 기준을 비행거리가 아닌 항공권 구매금액으로 변경했다. 주력 사업이 아닌 항공기 정비, 수리, 분해 점검, 전용기 서비스, 통합 여행상품과 같은 부차적인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했고 각 사업에서 상당한 현금을 확보 중에 있다. 많은 경쟁 항공사들이 주로 새로운 항공기 구매에 자본을 투입하는 반면, 델타항공은 새 항공기와 재정비한 중고 항공기를 함께 운항하는 기회 추구형 운영전략을 채택해 전체 소요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유가가 변동할 때마다 비효율적으로 운행되기 십상인 50인승 항공기 운항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도 앞장섰다. 

델타항공의 혁신은 현재진행형이다. 남들이 선택하지 않는 길을 가는 델타항공은 이 모든 것이 팀워크 덕분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무리를 지어 사냥한다". 델타항공의 철학이다. 사장부터 말단 사원까지 팀으로서 모든 도전과 기회에 함께 도전한다. 델타항공의 목표는 그들의 문화가 항공산업에 혁신의 바람을 가져오는 것이다. 


출처 세계적 경영 저널 HBR 2014년 12월호
필자 리처드 H. 앤더슨(Richard H. Anderson)

인터비즈 최예지, 임현석 정리
inter-biz@naver.com

*표지이미지출처: 델타항공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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