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도시 4인가구 에어컨 매일 3시간 틀때 10만7900 → 8만6600원

도시 4인가구 에어컨 매일 3시간 틀때 10만7900 → 8만6600원

최근 집에 도착한 7월분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은 이모 씨(33)는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평소 많이 나와도 5만 원 정도이던 전기요금이 8만7230원으로 4만 원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 씨는 “24개월 된 아기를 키우면서도 웬만하면 선풍기로 버텼는데도 요금이 두 배 가까이로 올라 허탈하다”고 했다.

정부가 7, 8월 두 달의 전기요금 부담을 한시적으로 낮추기로 한 것은 이 씨처럼 올해 유례없는 폭염으로 전기요금을 걱정하는 가정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다만 전기 사용이 많을수록 할인 효과는 줄어들어 에어컨을 오래 틀어두는 가정들은 전기료 인하 혜택을 크게 체감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전기요금은 누진제 구간에 따른 기본요금(1구간 910원, 2구간 1600원, 3구간 7300원)에 전기 사용량에 따른 1kWh당 사용요금(200kWh 이하 93.3원, 200kWh 초과∼400kWh 187.9원, 400kWh 초과 280.6원)과 부가가치세(요금의 약 10%), 전력산업기반기금(요금의 3.7%)을 더해 정해진다. 

7일 발표된 대책에 따르면 누진제 상한선이 100kWh씩 늘어나 요금 할인 효과가 생긴다. 누진제 1구간을 사용량 300kWh까지로 확대해 기본요금과 사용요금 모두 1구간에 해당하는 요금을 적용한다. 300kWh 초과∼500kWh는 2구간, 500kWh 초과는 3구간 요금이 적용된다. 누진제 완화에 따라 요금을 기준으로 매겨지는 부가세와 전력산업기반기금도 함께 줄어든다.

이에 따라 이 씨의 전기요금 부담은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이 씨의 7월 전력 사용량은 447kWh로 기존엔 누진제 3구간에 해당돼 요금은 8만7230원이었다. 하지만 정부 대책으로 이 씨 가구는 누진제 2구간에 포함돼 요금은 6만5048원으로 떨어진다. 여기에 한국전력에 영유아 가구 요금 할인까지 신청하면 최종 요금은 4만4240원이 된다.

○ “고지서 이미 받았으면 소급 적용”
한국전력에 따르면 도시에 거주하는 4인 가구의 한 달 평균 전력 사용량은 350kWh 수준이며, 이에 따른 요금은 5만5000원이다. 만약 이 가구가 한 달 내내 스탠드형 에어컨(소비전력 약 1.8kW)을 하루 3시간 가동할 경우 전력 사용량은 512kWh로 늘어난다. 요금도 10만7970원으로 2배 가까이로 뛴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적용되면 요금은 8만6680원으로 2만1290원이 할인된다.

할인금액은 전기 사용량에 따라 달라진다. 200kWh 초과∼300kWh 사용 가구는 월 할인액이 5820원(18.1%), 300kWh 초과∼400kWh는 9180원(18.8%), 400kWh 초과는 1만9040원(20.6%)이다. 

다만 500kWh를 넘어 전기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할인율은 오히려 줄어든다. 700kWh를 사용하면 16만7950원에서 14만6659원으로 2만1291원(12.7%) 감소한다. 올해 폭염으로 에어컨을 오래 틀어둔 가정은 할인 효과를 크게 체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 7월 전기 사용량이 200kWh 이하인 가구는 정부 대책 전후에도 모두 누진제 1구간에 해당하기 때문에 할인 혜택이 없다. 7일 현재 전국 약 419만 가구에 7월분 전기요금 고지서가 발송됐다. 이들 가구에 대해서는 9월에 발송되는 8월분 전기요금 고지서에 할인액을 소급 적용할 예정이다. 

○ 저소득층, 차상위계층 할인 확대
정부는 영유아 가구 외에도 5인 이상 가족,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도 전기요금 추가 할인 혜택을 줄 방침이다. 가족 구성원이 많아 전기를 많이 쓸 수밖에 없거나 소득이 적어 전기요금이 부담되는 계층의 전기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장애인과 독립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는 2만6000원을, 차상위계층은 1만3000원을 전기요금에서 할인받는다. 고시원, 여관 등 일반용 시설에 거주하는 배려계층도 주택용 전기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자격은 되지만 방법을 몰라 요금 할인을 신청하지 않는 가구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신청을 독려할 계획이다. 

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송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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