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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2008년 데자뷔?…'같은듯 다르다'

원정희 기자 jhwon@bizwatch.co.kr
경기하강 국면 맞아 집값 하락 우려, 고개드는 10년 주기설
서울집값 약세 불가피하지만 급락은 없을 듯


최근의 국내 경기와 부동산 시장 흐름을 놓고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유사하게 흘러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외부 쇼크와 증시하락 등이 부동산 시장 침체를 불러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10년 주기설 또한 이같은 논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부담, 세금 규제, 금리 인상 등 부동산을 둘러싼 악재 역시 부동산 가격의 약세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현재 증시 급락 등 전반적인 경기 둔화 상황은 당시 금융위기의 강도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는 그나마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가격하락을 부추길 만큼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 역시 2007년, 2008년의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봐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 규제 포화+경기하강 국면+호황기 공급도 부담 

참여정부에선 급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잇따라 대책을 발표했고 2005년 보유세 강화를 포함해 초강력 대책으로 불리는 8.31대책을 내놨다. 이후 잠시 주춤했던 집값은 다시 튀어올랐다. 이렇게 좀처럼 잡힐 것 같지 않았던 집값은 참여정부 막바지인 2007년말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 호황기때 늘린 공급물량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국내 경제는 또다시 아슬아슬한 상황에 놓였다.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국내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주요 산업인 조선, 자동차 등의 제조업이 부진하고, 반도체 역시 정점에 달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중무역전쟁으로 인한 영향도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GDP(국내총생산)속보치 마저 암울한 기운을 내뿜고 있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축소 등으로 3분기 건설투자가 전분기보다 6.4%나 감소했다. 이는 외환위기인 1998년 3분기 이후 20년 3개월 만에 최악이다. 부동산 시장도 9.13대책 이후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면서 조정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주택 공급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금융위기 직전 부동산 호황기였던 2005년, 2006년, 2007년 전국 주택인허가 물량은 각각 ▲46만 3641가구 ▲46만 9503가구 ▲55만 5792가구에 달했다. 이후 주춤하더니 최근 부동산 호황기가 시작했던 ▲15년 77만가구 ▲16년 73만 가구 ▲65만 가구 수준으로 인허가 물량은 또다시 증가했다.

통상 인허가 이후 착공에 들어가면 2~3년 후 입주 물량으로 돌아온다. 금융위기 당시에도 이같은 공급물량 확대가 집값하락을 더 부추겼다. 이번 사이클에서도 이런 상황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에선 이미 올해부터 공급물량 확대로 인한 집값 하락이 본격화됐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3, 4, 5월을 제외하고 사실상 분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사실상 내년 봄까지 미뤄지면서 그때 분양물량이 쏟아지는데 따른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또 "내부적으로는 시기적으로 입주가 몰리면서 입주리스크 관리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경기상황이 안좋은 쪽으로 가면서 집값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2007년, 2008년 상황과 데자뷔 된다"고 말했다.
◇ 악재 불구 급락 가능성은 낮아

다만 안부장은 "양도세 중과 부담과 임대사업자 등록으로 묶여 있는 물건이 130만호에 달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매물이 많지 않다"며 "오히려 가격을 유지하거나 지탱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급격히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가격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외부 변수로 M2(광의통화)와 코스피 지수를 꼽기도 한다"며 "특히 외부 쇼크를 받으면 모든 자산이 동조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최근들어 아파트 등 부동산자산을 투자상품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박 위원은 "아직은 과거 금융위기와 비교하는 것은 과하다"면서도 "단기급등에 따른 후유증, 대출규제, 세금규제, 금리인상 등 여러가지 불안 요인으로 인해 조정은 불가피하고 또 강도에 따라선 좀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증시가 불안해지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부동산 쪽도 심리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강남이나 서울 집값이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예상했다. 그나마 강남 혹은 서울 아파트는 안전하다는 인식이 커 이들 자산을 저가로 처분하는 상황으로 번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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