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이마트에브리데이 미래형 점포  
지난 1월 공식 문을 연 미국의 ‘아마존 고’는 계산대가 필요없는 미래형 매장이다. 결제 수단을 앱에 등록해 놓고, 고객은 매장에 들어가서 물건을 가지고 나오면 된다. 아마존 고가 일으킨 혁신의 바람이 국내 유통시장에도 불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최근 계산대가 필요 없는 미래형 점포를 오픈했다. ‘한국판 아마존 고’라 불리는 이 매장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미래형 점포를 다녀왔다. 
이마트에브리데이가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결제가 가능한 미래형 점포를 선보였다.[사진=연합뉴스]
‘No lines No checkout.’ 미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선보인 미래형 점포 ‘아마존 고(Amazon Go)’의 슬로건이다. 줄 설 필요도, 계산대도 필요 없는 혁신기술을 도입한 매장이다. 최근 국내에도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결제가 가능한 미래형 점포가 등장했다. 지난 8월 17일 문을 연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 삼성동점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삼성동점을 미래형 점포로 리뉴얼했다. 일반 매장과 가장 큰 차이점은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모바일 기기로 결제하는 ‘스마트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곳이 ‘한국판 아마존 고’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태경 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는 “다가오는 4차산업 혁명에 대비해 유통현장에 적용 가능한 미래 기술을 도입한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스마트 쇼핑’을 체험해보기 위해 8월 28일 오후 이마트에브리데이 삼성동점을 방문했다. 9호선 삼성중앙역 인근으로 매장 주위에는 상업지구, 아파트단지, 주택단지가 맞닿아 있다. 특히 낮시간대에는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젊은 직장인 고객이 많아 스마트 쇼핑의 테스트베드로 낙점됐다.
미래형 점포답게 삼성동점은 입구부터 남달랐다.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일반 매장과 달리 스피드게이트가 설치돼 있다. 스피드게이트에서 개인식별용 QR코드를 찍고 입장하는 아마존 고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삼성동점에 입장할 때에는 별도의 인증 과정이 없다. 자동문처럼 이용하면 된다. 단 나갈 때에는 계산 후 발급되는 바코드 인식 후에 나갈 수 있다.

매장 구성이나 상품 진열 방식은 일반 매장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관계자는 “편의형 HMR 상품을 동일 규모 매장 대비 20% 확대하고, 신선식품은 규격팩을 이용해 소포장 제품으로 변경했다”면서 “결제방식뿐만 아니라 상품 구성도 트렌드에 맞춰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품 가격이나 프로모션을 안내하는 가격표와 안내문을 전자가격표시기(ESLㆍElectronic Shelf Label), 디지털 사이니지(디지털광고전광판)로 바꿨다. 직원의 단순반복 업무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에게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취지에서다. 실제로 전자가격표시기를 시범 도입한 이마트(죽전점)에서는 가격표 교체 등 직원의 단순 업무가 90% 이상 감소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관계자는 “직원의 계산 업무나 단순반복 업무가 줄고 고객 응대나 매장 관리 등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개념 결제 방식 ‘스마트 쇼핑’은 휴대전화에 간편결제서비스 앱(app)인 SSG 페이를 설치하면 이용할 수 있다. 앱 설치 후 결제방식을 선택하고 인증하는 데 다소 시간이 소요됐다. 앱을 켜고 에브리데이 스마트 쇼핑 탭을 열면 쇼핑이 시작된다. 상품을 고르고 바코드를 스캔하면 앱 상의 장바구니에 상품이 담긴다. 필요한 물건을 모두 담은 후 결제하기 버튼을 누르면 SSG 페이ㆍ신용카드ㆍ은행계좌 중 결제 방법을 고를 수 있다. 결제가 끝나면 출구 스피드게이트를 열 수 있는 바코드가 생성된다. 바코드를 인식기에 찍고 빠져 나오면 ‘쇼핑 끝’이다. 계산 줄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결제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고객의 반응은 어떨까.
미국 식료품점 아마존 고에서는 제품의 바코드를 찍는 과정 없이 자동 결제가 가능하다.[사진=연합뉴스]
스마트 쇼핑 결제 고객은 꾸준히 증가세이지만 아직 10% 안팎에 불과하다. 실제로 매장 내 대다수의 고객이 셀프계산대를 이용하고 있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새로운 결제 방식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소비자를 위해 설치한 셀프계산대 3기를 설치했다. 이용 고객에게 도움을 줄 직원도 배치했다. 매장에 방문한 대학생 조혜연(26)씨도 셀프계산대를 이용했다. 조씨는 “앱을 설치하고 인증하는 과정 등이 번거로워 셀프계산대를 이용했다”면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결제할 수 있어 굳이 SSG페이를 이용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늘어난 고객의 셀프 업무 

스마트 쇼핑을 이용해도 바코드를 직접 찍어야 하는 등 셀프계산대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고객이 많다는 방증이다. 아마존 고와 가장 큰 차이점도 ‘바코드를 찍는 과정’에 있다. 아마존 고의 기술은 ‘Just walk out’으로 집약된다. 앱에 결제 수단을 등록해 놓고, 매장에 입장할 때  QR코드로 인증만 하면 된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자유롭게 쇼핑하는 동안 천장에 달린 카메라가 소비자의 동선을 따라다니면서 구입하는 물건을 체크한다. 바코드를 찍을 필요 없이 물건을 집어서 그냥 매장을 나오면 앱상에서 자동 결제된다.

문제는 직접 바코드를 찍고 계산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령층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인근 주민 김주호(76)씨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 셀프계산대를 이용하고 있지만 서툴러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나이 많은 동네 주민들은 계산하기가 불편해 발길이 뜸해진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현금결제가 안 된다는 점도 고령층에는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또다른 주민 노지영(68)씨는 “봉투를 구매하지 못해 따로 결제하려고 하니, 카드 바코드를 가져와서 다시 결제를 해야 한다더라”면서 “400~500원도 현금 결제가 전혀 안 되니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계산대 필요 없는 마트’를 필두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지만, 연령대별로 선호도는 갈렸다. 트렌드모니터 조사 결과, 연령대가 높을수록 직원이 직접 응대하는 서비스를 선호했다. 50대의 경우 비대면서비스(이하 선호도 22%) 보다 대면서비스(27.2%)를 선호했지만 20대의 경우 비대면서비스(42%) 선호도가 대면서비스(14.4%)보다 훨씬 높았다. 미래형 점포가 ‘모든 고객이 더 쉽고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매장’으로 자리 잡기엔 갈 길이 멀다는 방증이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찜하기이글을 다시 읽고 싶다면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