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트렌드일본이 쫓아온다... 美 K-뷰티 시장, 괜찮을까?

일본이 쫓아온다... 美 K-뷰티 시장, 괜찮을까?

최근 몇 년간 'K-뷰티(한국 화장품과 화장/세안법을 총칭)'는 미국 코스메틱 시장에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식 화장법과 세안법이 미국 여성들의 피부 정돈 개념 자체를 바꿔버렸다는 말도 나올 정도다. 그런데 이렇게 잘 나가는 K-뷰티 업계에도 작년 말부터 위기론이 대두하기 시작했다. 일본 화장품, 이른바 'J-뷰티'의 추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현지 언론들과 블로거, 유명 SNS 인플루언서 등도 'J-뷰티가 K-뷰티의 왕좌를 이을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콘텐츠들을 쏟아내고 있다.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 걸까?


美 언론이 주목하는 새로운 트렌드, J-뷰티


최근 들어 미국 뷰티 시장은 새로운 시장 트렌드로 J-뷰티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2017년 말부터 뷰티 블로그와 패션/뷰티 잡지, 디지털 미디어에 J-뷰티를 주제로 한 콘텐츠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주류 언론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유력 경제 매거진 포브스Forbes는 올해 8월 말 기사에서 남성 그루밍,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와 함께 J-뷰티를 미국 뷰티 시장의 판도를 바꿀 3대 주체로 꼽았다. 포브스는 "과거 한국 화장품 업체를 인수했던 글로벌 뷰티 기업들이 이제는 일본 뷰티 업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J-뷰티 붐을 예고하는 상황이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역시 J-뷰티를 '잠자는 거인'으로 묘사하며, 오랜 기간 K-뷰티의 성공에 가려져 있던 J-뷰티라는 이름의 잠자는 거인이 이제 깨어나려 하고 있다는 내용의 특집 기사까지 게재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K-뷰티가 트렌드를 쫓아가는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빠르지만, J-뷰티의 훨씬 섬세하고 정밀한 장인정신에 있어서는 경쟁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후 경쟁이 장기화되어 트렌드보다는 품질 경쟁으로 이어지게 되면 J-뷰티가 강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K-뷰티와 J-뷰티를 직접 비교하며 차이를 설명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K-뷰티가 닦아놓은 꽃길 타고 J-뷰티가 들어온다?

사실 J-뷰티가 주목받게 된 데는 K-뷰티에도 공이 있다고 볼 수 있다. K-뷰티가 성공하면서 아시아 뷰티 산업 전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미국 내 K-뷰티 붐이 아시안 스킨케어 방식의 이해도를 높였다"며 "K-뷰티 성공이 오히려 J-뷰티에 대한 관심까지 불러일으킨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 '민텔Mintel' 역시 "미국 내 K-뷰티의 성공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스킨케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닦아주었다"며 "소비자들이 한국 화장품이 제시한 스킨케어 습관을 따른다면 일본 화장품을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 소비자들은 K-뷰티와 마찬가지로 J-뷰티 제품 가운데 클렌저, 각질제거제 등 스킨케어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킨케어 제품에 관심이 유독 높은 건 한류 영향으로 '한국 여성은 피부가 좋다'는 인식이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후 한국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사용하며 어떻게 관리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덕분에 클렌징 워터와 클렌징 폼으로 세안을 2번 한다는 의미의 '듀얼 클렌징Dual-Cleansing', 클렌징부터 마지막 크림 단계에 이르기까지 10회가 넘는 단계를 거친다는 ' 10단계 스킨케어 10-step skin care' 등 기존에 미국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스킨케어 개념들이 이른바 'K-뷰티 스킨케어법' 이름으로 전파됐다. 한국식 스킨케어 문화 자체가 수출된 셈이다.

그 외에도 벌침, 달팽이 등 미국인에겐 생소하지만 자연성분을 활용한 점, 재치 있고 트렌디한 화장품 디자인 등이 성공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국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을 주로 다루는 미국 온라인 화장품 편집숍 '피치앤릴리(Peach&Lilly)'. 피치앤릴리는 K-뷰티를 찾는 사람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 10단계 스킨케어'를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아예 패키지로 구성한 '한국 스킨케어 키트' 상품을 출시했다 / 출처: Peach&Lilly 공식 홈페이지 캡처
덕분에 최근 몇 년간 미국 코스메틱 시장에서 K-뷰티는 말 그대로 '꽃길'만 걸었다. 2014년 미국 내 화장품 수입 시장 점유율 3.36%로 8위에 불과했던 한국은 3년 뒤인 2017년 점유율 8.54%로 5위에 올랐다. 미국의 화장품 수입액 규모에 있어서도 2017년 전년 대비 29.61% 증가세를 보이며 상위 10개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K-뷰티 인기에 현지 화장품 소매업계 2위 세포라Sephora는 아예 자체 온라인 및 오프라인 매장에 'K-beauty' 섹션을 따로 마련해 놓았다. 지난 4월 뉴욕에서 열린 '뷰티콘' 행사장에서는 K-뷰티를 주제로 한 'K-Town' 특별 전시관이 따로 설치되기도 했다.
K-뷰티 특별 전시관 'K-Town'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뉴욕 뷰티콘 참가자들 / 출처: KOTRA 뉴욕무역관
수치 상으로는 여전히 강세이긴 하지만...

사실 현재 수치만 놓고 본다면 아직 'K-뷰티의 위기'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미국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5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성장세도 좋다. 일본 화장품은 8위다. 하지만 성장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긴장감이 높아진다. 일본이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7년 전년대비 29.61% 성장해 수입 상위 10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일본은 24.74%로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성장률을 역전당했다. 2018년 상반기 일본의 전년동기대비 대미 수출 증가율은 27.11%로 한국(16.61%)을 앞질렀다. 
물론 아직까지 전체 수입액으로만 보면 일본 대미 수출액은 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지만 일본 성장세를 감안하면 안심할 수만은 없다. 특히 일본 J-뷰티는 K-뷰티와 직접적인 비교선상에서 고민되는 대상이기 때문에 더 눈여겨 봐야 한다. 미국 내에서 일본 화장품은 한국 화장품과 비슷하지만 '기술 혁신을 통해 품질과 효율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슬로뷰티를 표방한다'는 이미지를 형성해가고 있다. 


붐에 의지하기보다 자체 품질 향상, 중장기 전략 마련해야

앞으로 K-뷰티와 J-뷰티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선함과 새로움으로 인기를 끌었던 K-뷰티가 시장 내에서 콘셉트가 비슷한 J-뷰티 화장품과 한 매대에서 판매될 경우 K-뷰티만의 매력을 잃을 수도 있다. 시장에서 새로운 것을 원하는 바이어들이 J-뷰티로 또 한 번 뷰티업계의 새로운 붐을 일으키기를 원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까지 K-뷰티는 그 자체로 미국 시장에서 하나의 브랜드처럼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런 포괄적 개념이 이끄는 인기는 시대 흐름에 따라 브랜드 파워가 약해질 수 있다. K-뷰티 붐에 의존하는 대신 제품력 향상과 타겟팅, 체계적 마케팅 등 중장기 관점에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은 KOTRA 해외시장뉴스 자료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인터비즈 권성한, 박은애
inter-biz@naver.com


*표지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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