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트렌드뒤늦은 BMW 리콜은 소비자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뒤늦은 BMW 리콜은 소비자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국토교통부가 BMW 리콜 대상 차량의 운행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하고 나섰다. 주행 중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BMW코리아가 리콜 조치에 들어갔지만, 불안감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3일 김현미 장관 명의의 담화문에서 “화재 사고 우려가 있는 차량 소유 국민들은 빠른 시일 내에 안전점검을 받고,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최대한 운행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조속히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발생한 BMW 차량 화재 사고는 총 29건이다. 사고는 계속 일어나는데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날 열린 BMW 리콜 사태 관련 긴급 간담회에서 국토부는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을 원인으로 지목한 자료를 BMW로부터 받아 검토하기로 했다”면서 “(정확한) 원인규명까지는 10개월 정도 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불안감이 BMW 운전자에서 전체 운전자에게로 확산되고 있다. 일반 대중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기계식 주차장에는 ‘방문자 BMW 승용차는 절대 주차하실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문까지 붙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BMW 차량의 터널 진입 금지를 비롯해 아예 운행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등의 글이 수십 건 올라와있다.  
2일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던 BMW 520d 차량에서 불이나 소방관들이 진화하고 있다. 출처 채널A
대대적 리콜, 성난 소비자의 마음이 돌아설까

BMW코리아는 지난달 26일 제작상 결함을 인정하고 자발적 리콜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대상은 총 42개종 10만6000여대다. 이달 14일까지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 긴급안전진단을 실시하고, 20일부터는 EGR 모듈 교체 및 파이프 클리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EGR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경우 100% 현금보상하고, 안전진단 기간 중 BMW 소유자들에게 무상으로 렌트카를 제공할 방침이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자발적 리콜의 신속한 시행과 고객 불편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후속조치를 통해 고객이 안심하고 차량을 운행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BMW가 ‘자발적 리콜’을 강조하며 대대적인 리콜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직 차갑다. 일각에선 2015년부터 문제제기가 나왔는데 3년이 지나서야 ‘늑장 대응’에 나섰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부는 늑장 리콜 의혹과 관련한 조사에 착수한다. 김경욱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2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국토부가 이상징후를 먼저 발견했지만, 업체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대부분의 차량은 2016년 11월 이전의 EGR이 장착된 모델이다. 같은해 12월부터 BMW는 개량된 EGR을 장착하고 있다. 이미 EGR 결함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만약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700여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리콜 대상 차량 전체(매출액 7조2000억여원)를 대상으로 한 가정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을 안 날부터 이를 법에 따라 지체 없이 시정하지 않은 경우 해당 자동차 매출액의 1%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빠른 인정과 신속한 대처가 중요

한번 무너진 평판은 되돌리기 어렵다. 처음부터 꼼꼼히 살펴 제대로 된 제품을 내놓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렇지 못해 결함이 발견됐다면 차선책은 빠르게 인정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는 결함을 숨기고 자료를 조작한 것이 들통나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다. 2016년 미쓰비시가 1990년대부터 차량 연비를 조작해온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판매량은 급락했고, 주가가 폭락했다. 결국 그해 닛산자동차에 매각됐다. 미쓰비시의 조작과 은폐는 과거에도 있었다. 2000년엔 리콜 대상이 될 고객 클레임 정보를 30년 동안 숨긴 사실이 적발됐고, 2002년엔 트럭사고 원인이 조사결과 바퀴 축 결함으로 밝혀졌음에도 정비 불량으로 속이다 나중에 드러나기도 했다.  

문제 발생 직후 빠르게 리콜을 시행해 소비자 신뢰를 되찾은 기업들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1982년 타이레놀 청산가리 투입 사건이다. 그해 미국 시카고 지역에서 생산된 타이레놀을 복용한 7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시카고 지역에서 판매된 제품에 대해서만 리콜 명령을 내렸지만, 생산업체인 존슨앤존슨은 미국 내 모든 제품을 수거했다. 더불어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복용을 자제하라는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LG전자 역시 발 빠른 대처해 소비자 불안감을 불식시켰다. 2010년 대전에서 한 어린이가 드럼세탁이 안에 들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세탁기 내부에서 문을 열 수 없어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일자 LG전자는 약 105만대 세탁기의 잠금장치 무상 교체에 나섰다. 더불어 드럼 세탁기 안전 사용 캠페인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는 나흘 만에 신속하게 이뤄졌다.  


인터비즈 박은애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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