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창업‘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항공업계, 문제가 뭐길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항공업계, 문제가 뭐길래

1988년 아시아나항공의 등장으로 대한항공 중심의 독점 민항시대가 복수민항시대로 전환됐다. 시장에서는 독점체제에서 불가능했던 항공 서비스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처참하다. 30년이 지난 현재 이들 양대 국적 항공사는 갑질ㆍ횡령ㆍ배임ㆍ미투운동ㆍ부당 계열사 지원 등에 연루되고 말았다. 

‘갑질 사태’를 일으킨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기내식 대란’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이처럼 국내 1·2위 항공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국내 항공산업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고 지적한다. 


◇국내 1·2위 항공사, 각종 논란으로 ‘몸살’ = 지난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로 시작된 대한항공 사태는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정부 기관의 전방위 조사로 이어졌으며 특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횡령·배임 수사로까지 번지며 그룹 전체를 위기에 빠뜨렸다.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 계열 LCC(저비용항공) 진에어에 대해 조 전 전무의 진에어 등기이사 불법 선임을 두고‘면허취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법리검토까지 나선 상태다.

대한항공이 위기를 맞은 사이 ’승승장구‘할 것으로 보였던 아시아나항공도 때 아닌 날벼락을 맞았다. 기내식 공급 업체를 변경한 지난 1일부터 기내식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기내식 대란‘이 벌어진 것이다. 당초 단순한 기내식 공급 차질 문제로 여겨졌던 이번 사태는 박삼구 금호아시나그룹 회장 경영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지면서 사태는 확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대한항공 사태때와 마찬가지로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을 통해 박 회장의 갑질 및 비리 행위에 대한 제보에 나서며 박 회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사태는 알짜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번 그룹 재건의 희생양으로 삼아왔던 박 회장의 경영 실패가 원인이라며 박 회장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앞선 대한항공 사태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양사 항공사 직원들은 이번 일련의 사태들이 발생한 원인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고 보고 있다


◇“항공업계, 구조적 문제 드러난 것…잘못된 기업 문화도 바로잡아야” = 그렇다는 무엇이 문제일까. 전문가들은 △독점적 사업구조 △후진적 지배구조 △ 파행적 노사구조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먼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사실상 항공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독점적 사업구조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내 항공업계는 지난 30여 년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의 과점 체제가 이어져 왔다. 2005년 이후 6개 LCC가 진입하면서 항공업계 경쟁구도가 형성되기는 했으나 LCC 중 3개가 대한항공과 아시나항공 계열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과점 체체가 지속돼 온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작년 기준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대한항공 계열과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아시아나계열이 차지한 시장공급 점유율은 90%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독점적 지위를 오너가의 지배력 확대와 사익편취 등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항공사들이 후진적 지배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원인을 제공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총수의 말 한마디에 최고경영자(CEO)의 선임과 해임을 비롯한 모든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전근대적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이런 후진적 지배구조는 이사회를 비롯한 회사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2006년 12월 항공업이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면서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도 제약을 받았다.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면 필수유지업무의 범위를 노사 간 협정으로 정해야 하는데 이에 따라 구제선 80%, 제주 노선 70%, 국내선 50%의 운항률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총수 일가의 전횡을 견제할 내부세력이 무력화되는 계기가 노조 측은 설명한다. 노조 한 관계자는 “지난 2016년 대한항공노조는 파업을 단행했으나 운항률 95%를 달성했다”면서 “사실상 노조가 힘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선영 기자 mo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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