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관리능력자도 무능하게 만드는 조직...망하는 회사엔 \

능력자도 무능하게 만드는 조직...망하는 회사엔 '이것'이 없다

뇌과학과 경영
(18) 자발적 참여와 통제


대개 창의적인 기업의 회의시간은 떠들썩하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비판도 하는 등 하고 싶은 말을 다 꺼내 놓는다. 반면에 창의적이지 못한 기업에는 침묵만 흐른다. 리더가 일방적으로 말을 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입을 다문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못하거나 아예 말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서로 눈치만 보며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답답함을 참지 못하는 리더들은 자기 할 말만 하고 끝난다. 

이러한 조직문화는 구성원들의 창의적인 사고를 짓밟는다. 일방적인 리더의 지시에 익숙해져 있는 직원들은 ‘정형화된 일만 잘하는 일 기계’가 될 수 있다. 창의력이란 뇌에서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새로운 신경회로가 결합될 때의 산물이다. 새로운 회로가 결합되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것과는 다른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 새로운 자극이 없으면 뇌는 기존에 늘 이용하던 회로만 사용하려고 한다. 일 처리는 빨라질 수 있으나 ‘기계적’으로 일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기계적으로 일한다는 것은 사고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떠올릴 수 없다는 것과 다름 없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뇌는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보면서 더욱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직원들의 창의적인 사고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리더의 사고가 달라져야 한다. 리더는 모든 것을 다 잘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이 맡은 조직의 구성원들이 최대의 성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사람이다. 비록 미덥지 못하고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구성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믿고 맡겨야 한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겼을 때도 리더 자신이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질문이나 토론, 협력을 통해 구성원들 스스로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토론과 자발적 참여는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중요한 수단 중 하나다. 구글이나 다이슨, 고어텍스, 브레인 트러스트라는 회의로 유명한 픽사 같은 회사에서는 직원들 간의 토론이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프로세스로 자리잡고 있다. 한 사람의 의견보다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컬럼비아 대학교의 미셀 스미스(Michelle Smith) 박사는 350명의 대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문제를 제공한 후 그것을 풀도록 했다. 답을 채점해본 결과 정답률은 50%에 불과했다. 이후 동일한 사람들을 몇 개의 소그룹으로 나누고 서로 토의하게 했더니 정답률이 70%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룹의 멤버 중 누군가가 정답을 알고 있으면 그 답이 주위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으므로 조직의 지식수준도 높아지게 된 것이다. 멤버 중에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없는 경우에도 서로 토론을 하면 정답률이 높아진다.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인 추론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토의를 통해서 정답에 도달하게 되면 문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응용력이 생겨서 유사한 문제의 정답률도 높아질 수 있다.
인간의 뇌는 타인의 생각으로부터 자극을 받아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을 ‘사물의 행동유도성(object affordance)’이라고 한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듣거나 행동하는 것을 보게 되면 우리의 뇌에서는 그와 연상된 사고가 떠오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행동유도성이라는 특성은 거울뉴런의 기능을 단순히 어떤 행동을 관찰하고 흉내 내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확장 시킨다. 행동유도성이 나타나면 거울뉴런은 외부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전전두엽으로도 보내고 그 정보들을 이용해 미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를 예측하게 해준다. 이러한 인간 뇌의 특성으로 인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토론하게 되면 아이디어의 상승작용을 일으켜 더욱 좋은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출처 픽사베이
리즈 와이즈먼(Liz Wiseman)과 그렉 멕커운(Greg McKeown)이 20년 전 세계의 리더 1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쓴 책 『멀티플라이어』에서도 이러한 측면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멀티플라이어(multiplier)는 주위 사람들을 더욱 똑똑하고 유능하게 만듦으로써 가진 재능을 모두 끌어내고 확장해 능력을 두 배 이상 발휘하도록 만드는 리더다. A급 직원들이 실력을 발휘하고 성장함으로써 A+급이 되고, 이들의 시장가치가 올라가면 그 기업은 ‘성장하는 곳’이라는 명성이 퍼지고, 그를 통해 다른 A급 직원들이 이 회사로 몰려드는 인재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게 만든다. 반면 디미니셔(diminisher)는 직원들을 아둔하고 무능하게 만듦으로써 가진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도록 하며 부하직원이 가진 능력조차 반 이하로 발휘하도록 만드는 사람이다. A급 직원들이 A-급으로 시장가치가 떨어짐으로써 ‘그곳에 가면 사망’이라는 평판을 얻게 되고, B급 직원들만 모이게 됨으로써 조직이 쇠퇴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러한 리더일수록 늘 사람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저자들은 멀티플라이어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분위기를 만들어주며 참여자 모두가 최선을 다하도록 이끌어준다고 강조한다. 자신이 직접 나서는 일은 억제하고 조직구성원들이 직접 참여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말하는 것보다는 듣는 것에 집중하고 모든 사람이 조직에 기여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토론을 통해 집단지성을 개발하고 건강한 결정을 내린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아는 것을 어떻게 알아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조직의 두뇌를 총동원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반박하고 확대하며 더욱 똑똑한 조직으로 변모해 나간다.
반면에 디미니셔는 자신의 아이디어만 적극적으로 고집하거나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일에는 소극적이고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회의나 발언 시간을 독점함으로써 조직에 기여할 기회를 독차지하고, 다혈질이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통해 불안을 조장하고 다른 사람을 심판한다. 또한 혼자 혹은 소수의 이너서클(inner circle) 구성원들과 결정을 내리며, 그 결과 사람들의 지성은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조직은 발전 대신 제자리 걸음을 하게 만든다. 겉으로 의견을 묻는 듯 보이는 경우에도 중요한 결정은 혼자 내리고 조직에게 통보하는 식이다. 결국 조직 구성원들이 문제해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고 토론을 혼자서 지배하며 결정을 강요한다.  
자발적 참여와 토론으로 사고의 유연성을 길러줘야 한다
직원들이 스스로 토론에 참여하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직원들의 자율성이 높아지고 지위감의 상승으로 연결된다.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옥시토신과 같은 긍정적인 신경전달물질들의 분비가 늘어나 업무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지고 다른 직원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게 유지될 수 있다. 리더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직원들은 아무런 자율성도 갖지 못한 채 시키는 일만 하게 되면 자율성의 상실과 지위감의 저하로 이어져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그렇지 못한 상황에 비해 스트레스를 훨씬 적게 받는다. 자기 스스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방식을 선택하면 선택권이 없거나 스스로 통제하지 못할 때에 비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리더의 지시 없이 자발적으로 업무를 찾아서 하는 것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스트레스는 두뇌의 기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기업의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런 측면에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조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참고문헌]
1. David Rock(2009). A sense of autonomy is a primary reward or threat for the brain. Psychology Today. Nov. 8
2. 리즈 와이즈먼, 그렉 맥커운(2012). 멀티플라이어. 한국경제신문사

필자 양은우

필자 약력
- 고려대 산업공학과 학·석사, 일리노이주립대(UIUC) 경영학 석사
- 한국능률협회 전임교수
- 저서 <관찰의 기술>, <처음 만나는 뇌과학 이야기>, <워킹 브레인>

인터비즈 콘텐츠팀 정리
inter-biz@naver.com
찜하기이글을 다시 읽고 싶다면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