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잘나간다는 아마존… 주식 살 생각은 안 해봤나요?

잘나간다는 아마존… 주식 살 생각은 안 해봤나요?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금융상품 뒤집어보기]팡(FAANNG)주식
“페이스북 이용하죠? 그럼 그 회사 주식은 몇 주나 갖고 있어요?”

“넷플릭스로 미드(미국 드라마) 보세요? 주위에서는 그런 사람 많이 봤죠? 그럼 왜 그 회사 주식 살 생각은 못 했나요?”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미래에셋대우증권 갤러리아WM 사무실에서 만난 서재연 상무는 수인사를 나누자마자 오히려 기자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50대 후반의 동년배들보다는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자부하는 기자로서도 말문이 막혔다. 해외 투자는 해외주식형 펀드를 이용할 뿐 해외 기업 주식을 직접 매수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있기 때문.

서 상무를 찾은 것은 최근 만난 대학 후배 성상배 씨(55)가 귀가 번쩍 뜨이는 얘기를 들려줬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서 상무 추천으로 미국 회사 주식에 투자해 상당한 재미를 봤다고 했다. 2014년 한 자산운용사 대표를 그만둘 때까지 오랫동안 자본시장에 몸담았던 그도 서 상무 덕분에 뒤늦게 미국 시장에 눈을 떴다고 했다.

현재 그의 보유 종목은 모두 세 개. 지난달 말 기준 수익률은 인터넷 소매업체 아마존이 75%,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업체 넷플릭스가 32%다. 투자 원금은 각각 4000만 원, 3000만 원. 다만 1000만 원으로 시작한 중국 게임스트리밍 플랫폼 업체 후야티비(5월 10일 뉴욕증시 상장) 투자는 2주일 만에 25%의 손실이 났지만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최근 들어 성 씨처럼 해외주식, 그중에서도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른바 ‘미국 주식 직구족’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미국 주식 거래대금은 110억 달러로, 지난해 전체 거래대금 123억 달러에 육박한다. 2014년 50억 달러, 2015년 71억 달러, 2016년 72억 달러였던 거래대금은 지난해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미국 시장을 주도하는 ‘팡(FAANNG)’ 주식 붐에도 올라탄 상태. 팡이란 페이스북, 아마존, 세계 최고 정보기술(IT) 기업 애플, 넷플릭스,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업 엔비디아, 세계 최고 인터넷 검색 엔진 구글(현재는 알파벳의 자회사)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조어다. 경우에 따라서는 애플과 엔비디아를 빼는 경우도 있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독점성이 강한 플랫폼과 강력한 브랜드 등을 기반으로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난 신기술·신사업주(株)라는 점이다. 특히 이 가운데 애플은 ‘투자의 귀재’라는 평가를 받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해 보유 규모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현재 애플의 3대 주주다.

미국 주식 가운데 지난달 말 현재 국내 투자자의 최대 보유 종목은 아마존으로 평가금액은 6억6500만 달러에 이른다. 각각 3위와 4위인 엔비디아, 알파벳의 평가금액은 2억3900만 달러와 2억3600만 달러다. 넷플릭스(평가금액 9900만 달러)와 페이스북(8900만 달러)은 각각 6위와 9위다.

일각에선 팡 주식 거품론도 나온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연상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동원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주식팀장은 “2000년대 초반의 닷컴 버블과 달리 이번에는 실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버블이 아니라 혁명 수준”이라면서 “이들 종목은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라고 단언했다.

기자는 해외 투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다. 특히 개인적 인연이 있는 최현만 미래에셋대우증권 수석부회장은 만날 때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한국 비중이 2% 이하”라면서 해외 투자를 권유해 왔다. 기축 통화인 달러화 투자를 겸한다는 의미에서도 팡 주식은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했다.

반면 단기 과열에 따른 높은 가격은 부담으로 느껴졌다. 펀드리서치 회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최근 3년간 엔비디아의 누적 상승률은 1104.94%나 된다. 가장 낮은 애플도 55.73%다. 이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상승률은 40.23%였다. 또 지난 1년간 S&P500 지수는 14.37% 올랐지만 이들 종목의 상승 폭은 161.98%(넷플릭스)∼21.46%(알파벳)였다.

결국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가가 조정을 받은 이후에나 투자하기로 결론 내렸다. 이들 종목의 성장성이 높다고는 하나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버핏도 “페이스북이나 아마존을 일찍 알아보지 못한 것은 실수”라고 하면서도 가격이 높다는 이유로 이들 기업을 매수하지 않았다. 당분간 버핏을 따라해 보기로 한 셈이다.


▼해외주식 수익엔 양도세 부과… 수수료도 주의를▼


과거 거액 자산가의 전유물이었던 해외 주식 투자는 이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 됐다. 해외전용 거래시스템을 운영하는 증권사들 덕분에 스마트폰으로도 투자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미국 주식 투자 붐이 인다고 무조건 ‘친구 따라 강남 가는’ 방식은 곤란하다. 투자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해외 주식 투자의 경우 체크해야 할 사항이 더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우선 해외 주식은 거래 국가 통화로 환전해 투자하기 때문에 환율 리스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 물론 그동안 달러화가 강세일 때는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여 왔다. 한미 금리 역전으로 당분간 강달러가 예상되는 현 상황에서는 미국 주식 투자로 환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환율 변동성은 예측할 수 없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세금도 체크 대상이다. 국내 주식의 경우 투자 수익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다. 그러나 해외 주식 투자는 주식 매매손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연간 해외 주식 매매손익을 모두 합산해 기본공제 250만 원을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 양도소득세(22%)를 분리과세한다. 증권사의 신고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환전 수수료와 거래 수수료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국내 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는 거의 제로 수준이지만 해외 주식 거래 수수료는 0.25∼0.5%로 높은 편이다. 증권사별 수수료를 비교해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해외 주식 초보 투자자들은 팡 주식 직구보다는 다양한 투자 수단을 활용하는 게 낫다고 권한다. 키움증권 유동원 팀장은 “미국 나스닥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미래에셋대우증권 서재연 상무는 “증권사 WM센터를 활용하면 팡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다양한 중위험 파생상품을 안내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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