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세금 안내던 年2000만원 임대소득자, 내년엔 최대 112만원 부담

세금 안내던 年2000만원 임대소득자, 내년엔 최대 112만원 부담

[부자증세 시동]주택 임대소득세 어떻게 변하나 
“정부 말 듣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는데 갑자기 세금을 올린다니 당황스럽네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오피스텔 2채를 가진 김모 씨(55·여)는 3일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정부에 임대소득 과세 강화를 권고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동안 재정개혁특위가 “종합부동산세 개편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혀 온 만큼 이번에 임대사업자 과세 강화 권고가 내려질지 예상하지 못했다. 

김 씨는 남편의 정년퇴직을 대비한 ‘노후 대비’ 용도로 오피스텔 2채를 사들였다. 한 채당 보증금 5000만 원, 월세 55만 원을 받는다. 그는 “은행 대출이자를 갚고 나면 남는 돈이 한 달에 20만 원 남짓”이라며 “앞으로 임대소득세를 내면 새로운 세입자를 받아 월세를 올리거나 집을 처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임대소득 비과세, 사실상 ‘전면 폐지’ 권고 

이날 재정개혁특위는 주택 임대소득에 부여하던 각종 비과세·과세특례 혜택을 대폭 줄이라고 권고했다. 특히 소형주택의 전세보증금에 대해 과세를 권고함에 따라 이대로 세법이 개정되면 투자용 소형주택의 전월세 수입으로 사는 은퇴자 등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그동안 임대소득에 대해 적지 않은 비과세 혜택을 줬다. 대표적인 것이 ‘소형주택 특례’다. 면적 60m² 이하에 기준시가 3억 원 이하 주택은 전세보증금을 받더라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이 때문에 ‘세테크’ 차원에서 여기에 해당하는 주택을 구매한 사람도 적지 않다. 재정개혁특위는 “올해 말 일몰이 도래하는 소형주택 특례를 없애거나 축소하라”고 권고했다. 

주택 임대소득이 생기면 예외 없이 과세하는 원칙도 강화됐다. 정부는 올해까지 비과세인 연 2000만 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에 대해서도 내년부터 과세할 예정이다. 재정개혁특위는 내년 비과세 폐지에 맞춰 당초 예정됐던 기본공제액(400만 원)도 없애거나 줄이도록 했다. 주택임대소득이 연 2000만 원인 사람은 올해까진 세금을 내지 않지만 내년부터는 기본공제를 적용받으면 56만 원, 권고안에 따라 기본공제가 없어지면 112만 원을 내야 한다.

최근 종합부동산세 합산과세 배제 등의 혜택을 받기 위해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사람들은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원룸과 오피스텔 등 4채로 임대사업을 하는 김모 씨(48·여)는 “정부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라고 하다가 갑자기 임대소득세를 올리겠다고 하니 속은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방에 있는 집부터 처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형평성 논란 불거질 수도  

재정개혁특위가 전반적인 임대소득 과세 강화를 권고했지만 1주택자는 비교적 고가(高價) 주택을 임대해 주더라도 여전히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때문에 소형주택을 여러 채 갖고 있는 사람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월세의 경우 1주택에 기준시가 9억 원 이하면 과세 대상이 아니다. 예를 들어 기준시가 9억 원짜리 아파트를 보증금 6억 원에 월세 270만 원 조건으로 세를 놓고 있는 A 씨는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임대소득세 납부 의무가 없다. 반면 기준시가 3억 원짜리 원룸 3채(총 9억 원)를 각각 보증금 2억 원에 전세 준 B 씨는 내년에 45만 원 넘는 세금을 내야 한다. 원룸 1채에 본인이 살고 2채만 전세를 주더라고 총 보유 가구 수가 3채 이상이면 과세 대상이다.  

정부는 1, 2인 가구의 증가로 주택 크기가 작아지는 상황에서 소형 임대주택에 대해 무조건 비과세 혜택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번 임대소득 과세 강화 권고안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조치는 과세 정상화와 함께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입)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시세차익용 투자가 더욱 어려워지고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정개혁특위 안건이 아직 정부나 국회를 통과한 최종안이 아닌 권고안에 불과하고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만큼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명 jmpark@donga.com·주애진·강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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