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관리욕 먹고 있는 前직장이 내 구직을 망친다?

욕 먹고 있는 前직장이 내 구직을 망친다?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지난 2015년, 폴크스바겐이 자사 디젤엔진의 배기가스 수준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사건이 발표된 후 폴크스바겐은 기록적인 사업적자를 내고 문제 해결을 위해 총 19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투입해야 했으며  브랜드는 숫자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그렇다면 이 사건으로 폴크스바겐 직원들은 어떤 타격을 받았을까? 그 피해는, 과연 현재 재직중인 직원들에게만 영향을 미칠까, 아니면 전에 일했던 퇴직자들도 타격을 받을까? 

A는 폴크스바겐에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일했다. 이때는 문제의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차량에 설치되기도 전이었다. 또한 그는 문제가 된 업무를 처리하거나 관련 부서에서 일한 적도 없다. 폴크스바겐에서 일한 것도 꽤 오래전이고,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는 A의 이직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까? 
스캔들 효과: 
기업이 부정행위를 저지르면,

사건과 무관한 임원들도 구직시장에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하버드경영대학원과 미국 육군사관학교의 교수진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스캔들로 얼룩진 회사 경력을 가진 임원들은 새로운 직장을 찾을 때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해당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어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임원들은 비슷한 조건의 동료집단보다 거의 4% 낮은 연봉을 책정 받았다. 한 직장에서 처음 받는 연봉이 향후 연봉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임원급을 전문으로 헤드헌팅하는 다국적 서치펌 리더들과 가진 인터뷰 결과는 이러한 사실을 입증한다. 유럽의 한 헤드헌터는 스캔들이 있는 은행에서 근무했던 임원의 이직을 도우면서 겪었던 사례를 설명했다. 해당 임원은 관련 문제가 시작되기도 전인 10년 전에 회사를 떠났지만, 헤드헌터를 고용한 회사 사장은 한동안 그 임원과 만나기를 거부했다. 놀라울 정도로 많은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스캔들에 연루된 회사에 근무했던 사실만으로도 구직 임원에 대한 편견에 빠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스캔들 효과의 위험성은 통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예상할 수 있고, 구직자들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


조직적 낙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회학자인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은 낙인(Stigma)을 '개인이 가진 어떤 특성이 그가 속한 사회에서 크게 신임을 잃음으로써 그 사람 자체가 거부당하는 현상'으로 정의했다. 공정하든 공정하지 않든, 낙인은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려는 과정에서 그 사람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킨다. 특히 낙인의 요인이 통제 가능했고 비윤리적이라고 간주된다면, 그 사람에 대한 차별은 사회적으로 용인된다.

조직적 낙인(Organizational stigma)은 회사 활동들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거나 비윤리적인 측면이 있을 때 발생한다. 무기 제조, 담배 생산 등의 산업군에 종사하는 기업들과 달리, 논란의 여지가 적은 회사들은 단순히 사업적 실수나 실패만으로 조직적 낙인을 경험하지 않는다. 해당 기업이 부정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거나 업계의 중요한 규범 혹은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경우에 조직적 낙인이 찍힌다. 이러한 조직적 낙인이 찍힌 회사들은 매체의 조롱거리가 되고, 기부금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직원들의 사기가 곤두박질치고, 실력있는 인재들을 줄줄이 잃게 된다. 그리고 때로는 회사 직원 뿐만 아니라 아무 잘못이 없는 동종업계 기업들에 전염되기도 한다. 왜 낙인은 이처럼 끈질기게 지속되고, 이토록 쉽게 사람들과 집단들 사이에서 퍼지는 걸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낙인이 늘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학자들은 낙인 찍기의 주 목적이 '사람들을 억압하고, 조직 내에 사람들을 보유하거나 조직 밖으로 몰아내는 것'이라 설명한다. 다시 말해 낙인은 서열적 위계를 유지하고, 커뮤니티 내 규범과 가치를 지키며, 커뮤니티 일원들이 오염된 타인들과 접촉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들은 모두 인간의 마음 속의 혐오감이라는 감정과 연결된다.

실제로 실험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타인이나 물질적 대상들에 대한 인간의 판단은 대개 이성적 평가보다는 윤리적 혹은 신체적 감염을 피하고자 하는 심리에 기인한다. 바람직하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사람들은 종종 자신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기며, 연쇄살인마가 한때 가지고 있었던 스푼으로 저은 음료수나 스웨터는 만지기조차 꺼렸다.

타인들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채용관리자들은 종종 의식 혹은 무의식적으로 인지적 직감이나 어림짐작, 또는 고정관념을 사용해 후보들을 평가한다. 특히 부정적 정보나 고정관념의 경우 그들의 판단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본인이 잘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용관리자가 종종 이전 회사를 통해 지원자들을 평가하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보수적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조직적 낙인은 연구자들이 '결정권자(arbiters)'라 칭하는 다양한 집단의 판단을 통해 형성된다. 법률적 결정권자에는 규제기관과 사법체계, 경제적 결정권자에는 헤드헌팅 업체나 신규직원을 채용하는 회사를 포함한 비즈니스 커뮤니티가 포함된다. 이러한 집단들은 기업의 스캔들을 조사하고 해석하며, 그 결과를 부과하고 관리하는 책임을 지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 스캔들에 내재된 복잡한 특성은 이러한 판단 과정을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많은 결정권자들은 청중을 설득하기 위한 헛된 에너지를 쏟지 않으려 하고, 자신들의 신뢰성을 위태롭게 하지 않기 위해 본능적으로 보수적 태도를 취하게 된다.


낙인 효과 극복하기

그렇다면 개인은 어떻게 기업 스캔들을 극복할 수 있을까. 연구진들은 아래의 3단계 방법을 제안한다.

1. 단도직입
헤드헌터든 아니면 채용 담당자든,
만나는 사람 누구에게나 그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고 생각해요
회사의 스캔들에서 생존하기 위한 핵심은 모든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채용담당자들은 스캔들 회사 출신 직원들이 먼저 해당 주제를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평판 조회,헤드헌터와의 이야기 등을 통해 스캔들 회사 출신 지원자들을 훨씬 더 신중하게 검토한다.

2. 명성

회사의 스캔들로 낙인 찍힌 임원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다른 누군가의 명성과 합법성을 빌려오는 것이다. 폭넓은 외부 네트워크를 갖고 있거나, 개인적 명성을 강조하는 분야에서 일하는 관리자라면 기존 관계들을 통해 이를 달성할 수 있다. 또한 헤드헌팅 회사가 지원자의 신원을 보장하고 지원해주는 역할을 해줄 수도 있다. 서치펌은 지원자의 결백과 가치를 믿는만큼 그들의 정보를 수집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기 때문에, 서치펌의 적극적 조사 자체가 지원자의 명성에 대한 증거가 될 수도 있다.

3. 재활 치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결백을 입증하고 인격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구축한 다음 단계는 '재활 직장(rehab job)'을 찾는 일이다. 연봉이나 책임권한의 후퇴 유무와 상관없이, 자신을 계속 따라다니는 스캔들 이력을 떼어낼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다. 즉 지원자는 사람들이 자신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정보가 새로운 재활직장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조직의 스캔들로부터 살아남는 전략은 지원자의 커리어 단계, 재능, 소속 산업 등 여러 요인들에 달려있다. 그러나 기본 전략은 동일하다. 협상 테이블에서 진실을 말하고, 다른 누군가의 좋은 이름을 빌리며, 능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할 수 있는 직장을 구하는 것이다. 스캔들 효과는 늘 예상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속에서 생존은 가능하다.
출처 세계적 경영 저널 HBR 2016년 9월호
필자 조지 세라핌, 에릭 린, 로빈 에이브러햄스, 보리스 그로이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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