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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목요일'이 다시 오는 걸까?

사이다경제 박동수 에디터

언론에 나오는 '검은 O요일'이란? 


미국-중국간 무역분쟁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큰 조정을 받고 있습니다.


(참조-'조정을 받다'는 무슨 뜻일까?)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승승장구하던 암호화폐도
연초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는 않습니다. 


이럴 때마다 언론에서는 
'검은 월요일' 또는 '검은 목요일'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하락의 이유를 분석하는데요,


금융시장에 위기가 올 때마다 등장하는
검은 월요일, 검은 목요일은
도대체 어떤 날일까요?

1929년 경제대공황의
시발점이 된 '검은 목요일'



검은 날의 시작
지금으로부터 90여 년 전인
192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28년부터 일부 국가에서 야기된
경제 공황이 금융의 중심으로 자리 잡던
미국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1929년 10월 24일 목요일,
뉴욕 주식시장은 대폭락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날 주가종합지수라고 할 수 있는 
다우존스 평균 지수는
전날에 비해 20% 이상 폭락하며 증권가는
말 그대로 암흑의 목요일을 맞이합니다.


미국 증시에 갑자기 닥친 어둠은 이후
전 세계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뉴욕의 주가는 왜 갑자기
폭락한 것일까요? 
월가의 주가 폭락이 헤드라인으로 실린 1929년 10월 23일 신문

검은 목요일의 발단


1920년대 미국 경제는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이 끝난 후
평화가 도래하면서 풍요로워졌습니다.


영화, 라디오, 자동차 등
신기술의 도입으로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경기는 살아났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다우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가더니
1929년 9월엔 381.17까지 치솟습니다. 


그러나 이 호황은
과잉생산과 부채에 기반을 둔 것이었고
여기에 주식 투자자들의
비이성적인 낙관까지 겹쳐져
실제보다 더 크게 부풀려진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실체 없이 오르기만 하던
주가가 한번 크게 하락
하자
공포감을 이기지 못한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로 주가 하락이 가속화되었고,


결국 검은 목요일로 불리는 10월 24일엔
주가가 299.47까지 떨어지고 맙니다.
검은 목요일 직후의 뉴욕 증권 거래소의 모습
여파는 엄청났습니다.
미국과 세계 경제는 대공황에 빠졌고
(大恐慌, Great Depression)
1932년 다우지수는 두 자릿수인
41.22까지 떨어집니다.


이 사건 이후 다우지수가
대공황 직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무려 20여 년이 넘는 시간
이 걸립니다.


그렇다면 '검은 날'의 유래는
이게 전부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검은 목요일 이후 약 60년 가까이 흐른 후인
1987년 '검은 월요일'이 발생합니다.


검은 월요일을 이해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의 롤모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로 가야 합니다.
실직자들이 일자리가 없어 배급권만 기다리던 경제대공황 상황을 잘 표현한 미국의 사진 작가 도로시아 랭의 사진

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여러분은 이 말을 기억하시나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공화당의 트럼프 캠프에서 내건
슬로건
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는
이 구호로 미국의 부흥을 희망하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내면서 
미국의 제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됩니다.
슬로건이 적힌 모자를 쓰고 선거 유세 중인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그런데 이 구호를 썼던
미국 대통령이 또 있다는 걸 아시나요? 


그가 바로 1981년부터 1989년까지 재임했던 
미국의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입니다.
그의 후보 시절 슬로건도
"Let's Make America Great Again"였죠.
레이건 대통령의 재임 시절인
1980년대는 미국 경제가 고공성장하던 때로
미국인들에게 
참 좋았던 시절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대공황 이후 힘들었던 미국 경제는
서서히 회복과 성장을 이뤄냈고
1970년대 석유파동과 냉전시대를 거쳐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호황의 시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때의 경제부흥기를 추억하는
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레이건 대통령과 비슷한 선거 슬로건으로  
사로 잡았던 것이죠.
1920년대 말의 하락과 1980년대 상승의 시작을 보여주는 다우지수 추이
레이건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라고 불리며
미국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경제를 회복시켜 실업률 문제를 해소하고
미국의 국력을 높이기 위해 
작은 정부를 표방한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을 펼칩니다. 


기업이 투자를 늘려 생산성을 올리면
고용 창출과 소득 증대가 이뤄진다고 외치며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을 인하하는 등
정부 지원과 지출을 줄였습니다. 


그 결과 12%대까지 치솟았던
물가상승률은 4%대로 줄어들었고
실업률도 11%대에서 5%까지 줄었습니다.


이렇게 어느 정도의 성과는 거두게 되지만
결과적으로 레이거노믹스는
미국 정부에 엄청난 부담을 안기고 맙니다.


1980년대 당시는 냉전의 절정기로 
국방비 지출이 막대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레이거노믹스의 핵심인 감세 정책으로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죠.


(참조-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감세 법안이 통과됐다)


1980년대 말에 이르자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는
눈덩이처럼 누적되었고 금융시장도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퍼지면서  
1987년 10월 19일 월요일
뉴욕 증권 시장은 전날 대비
508포인트(22.61%) 하락합니다. 


이른바 '검은 월요일(Black Monday)'이 
발생한 것입니다. 


하지만 검은 월요일은
연방준비은행 앨런 그린스펀 의장
금리를 낮추고 통화량을 증가시키는 등
신속히 대응했기 때문에,


1929년의 검은 목요일 때와 달리
전 세계적 경제 위기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의장

그 밖의 검은 날들..


사실 검은 날은
목요일과 월요일 외에도 많습니다.


검은 목요일의
다음 주 화요일에 벌어진 대폭락을 일컫는
검은 화요일(Black Thursday),


헝가리계 미국인 투자자 조지 소로스 
(George Soros)로 인해 발생한
1992년 9월 16일 수요일의
검은 수요일(Black Wednesday)도 있습니다.




*검은 수요일 (Black Wednesday)
: 조지 소로스가 운영한 퀀텀펀드가  
다른 헤지펀드와 함께
영국 파운드화를 일제히 투매하자,


영국 정부가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를 하루 만에 10%에서 12%로, 
그리고 다시 한번 15%로 총 2차례 올리지만 
결국엔 영국의 외환보유고가 바닥나
파운드화가 대폭락한 사건.



*헤지펀드: 단기적인 고수익을 목적으로
국제 시장에 투자하는 일종의 사모펀드.
*투매: 대량으로 파는 것.

'영국은행을 무너뜨린 남자'라는 별명이 붙은 조지 소로스
이처럼 어떤 요일이 되었든
앞에 '검다(black)'는 말이 붙으면
암흑처럼 경제가 어려워지거나
주가가 폭락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싫어하는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유통업계가 재고를 처리하는 날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제외하고 말이죠.


(참조-'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박싱데이'는 무엇일까?)



지금은 폭락이 아니라 조정의 시기 



그렇다면 언론에서 나오는 이야기처럼
지금 세계 경제도 다시 한번
'검은 날'을 맞게 될까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미국, 중국 주가는 물론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도 크게 하락해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간 장기 호황을 이어왔기 때문에
곧 경기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

우려는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하락과 상승을 반복했던
주식시장은 결과적으로는
늘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공포에 빠져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싼 가격에 처분한다면 손실이 확정되고
주가는 오히려 더욱 내려가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경제는 상승한다는 믿음을 갖고  
경기와 상관없이 실적이 좋은 우량 회사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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