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알쏭달쏭 근로시간, 공인노무사회-경총에 물어보니

알쏭달쏭 근로시간, 공인노무사회-경총에 물어보니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주52시간제 시작]
《 주 52시간 근로제가 300인 이상 기업에서 1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기업과 근로자들은 회식과 출장, 퇴근 후 메신저 연락 등 다양한 상황에서 어디까지가 근로시간인지 여전히 혼란스럽다고 호소한다. 동아일보는 한국공인노무사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에 자문해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에 대한 ‘깨알 Q&A’를 만들었다. 》 
■ “근무중 담배-커피, 근로시간서 제외”… 정부 지침과 해석 달라
[회식]
Q.
은행지점 직원이다. 지점장이 회식을 하자고 직원들을 술집에 모아놓고 하반기 영업 전략을 하나씩 발표하라고 해서 사실상 회의가 돼버렸다.
A.
근로시간에 해당한다. 노무사회는 “명목만 회식일 뿐 참석 의무가 있고 일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단순히 의견을 개진한 수준이라면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고 단서를 달았다. 의견 개진 이상의 토론, 토의 등 회의로 인정할 만한 행위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Q.
회식은 상사가 참석을 강요했더라도 근로시간이 아니라고 들었다. 상사가 참석을 강요한 회식을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불참했더니 상사가 직무태만이라며 경위서를 쓰라고 한다. 정당한 조치인가.

A.
근로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직무태만도 아니다. 참석을 강제했더라도 근무가 끝난 이후고 업무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다만 노무사회는 “직무태만 여부와 별개로 회식에 불참할 경우 징계를 받고, 강제적으로 진행됐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Q.
친구가 거래처 간부다. 부장에게 사전 승인을 받고 법인카드로 술을 마셨다. 형식은 접대지만 내용은 친목이었다. 근로시간에 해당하는가.

A.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 술자리의 형식과 상관없이 내용(실질)이 ‘친목 도모’라면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없다.

Q.
인사팀 직원이다. 수습사원을 뽑는 절차로 ‘회식 면접’을 시행했다. 지원자들과 회식을 하면서 술버릇이나 태도 등을 평가했다. 오후 7시 시작한 1차 회식 면접이 끝난 뒤 지원자들이 술을 더 마시자고 해 새벽 1시에 자리를 파했다. 회식시간 전부가 근로시간인가.

A.
1차는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만 2차부터는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지원자들의 2차 요구에 인사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한 것이기 때문이다.

[접대]
Q.
증권사 영업 직원이다. 부장 지시로 거래처 사람들을 만나 2시간 30분 동안 점심을 먹었는데, 전부 근로시간에 포함되나? 취업규칙상 점심시간은 1시간이다.
A.
2시간 30분 전부가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휴게시간으로 인정되려면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완벽히 벗어나 근로자가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한다. 이 경우 부장 지시에 따른 접대인 만큼 휴게시간이 아닌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Q.
대기업의 대관 담당 직원이다. 회사와 관련한 중요한 법률 심사를 앞두고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 보좌관을 만나 2시간 동안 저녁을 먹은 뒤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법인카드 사용 명세는 1주일 후 결재를 받고 영수증을 제출했다. 2시간은 근로시간인가.

A.
상사의 지시 여부가 중요하다. 상사의 지시나 승인이 있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

Q.
상사로부터 거래처 임원의 상가에 가라는 지시를 받고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상가에서 술을 마셨다. 상사가 몇 시까지 자리를 지키라고 지시를 하진 않았다. 5시간 모두 근로시간인가.

A.
노무사회와 경총의 의견이 엇갈렸다. 노무사회는 5시간 모두를 근로시간으로 볼 수 없으나 통상 상가 조문에 필요한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출장 등 사업장 밖에서 이뤄지는 근로시간을 노사가 사전에 합의해 정할 수 있다는 고용노동부 지침과 같은 해석이다. 반면 경총은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자리를 지켰고,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휘나 감독이 없었다”며 5시간 모두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Q.
상사가 평소 거래처 접대를 잘하라고 강조한다.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접대하라고 지시하진 않지만 보통 2주에 한 번꼴로 거래처와 골프를 치고 비용은 법인카드로 결제한다. 골프 접대시간도 근로시간인가.

A.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없다. 상사의 지시에 따라 일정을 정한 것이 아니고,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다만 노무사회는 “상사가 근무시간 중 골프 접대와 법인카드 사용을 승인했다면 근로시간으로 볼 수도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사내 행사]
Q.
아웃도어업체 직원이다. 사장의 취미가 등산인데, 매주 직원을 모집해 등산을 한다. 자율 참석이지만 자체적으로 순번을 정해 참석하고 있다. 근로시간에 해당하는가.
A.
노무사회와 경총의 판단이 달랐다. 노무사회는 “자율 참석이고 직원들 스스로 순번을 정했다”며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경총은 “사장이 사실상 매주 참석을 강제하는 수준이라면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Q.
경쟁 회사들과 매년 한 차례씩 농구 대회를 연다. 직원들은 응원하러 가야 한다. 응원에 불참한 직원들은 벌금을 낸다. 응원하는 시간도 근로시간인가.

A.
근로시간에 해당한다. 친목 행사더라도 참석이 강제되고 불참 시 제재(벌금)가 따르기 때문이다. 벌금이 없다면 자율적인 응원 참가는 근로시간이 아니다.

Q.
회사에서 장기근속자들을 격려한다는 목적으로 토요일에 가족 초청 만찬 행사를 열었다. 꼭 참석하라는 지시는 없었지만 안 갈 수 없는 분위기였다. 근로시간에 해당하는가.

A.
불참 시 불이익이 없고 격려 목적의 행사는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

[휴식]
Q.
광고기획사 카피라이터다. 업무가 많은 날 회사 수면실에서 쪽잠을 자고 다시 일할 때가 많다. 쪽잠을 자는 시간도 근로시간에 해당하나.

A.
노무사회와 경총 모두 유보적인 의견을 냈다. 별도의 수면실이 있고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한다면 휴게시간으로 인정되지만, 상사의 지휘·감독이 유지된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쪽잠을 자다가 상사의 전화가 왔을 때 바로 복귀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근로시간인 반면 상사가 전화를 하지 않는다면 휴게시간인 셈이다.

Q.
대기업 본사 30층에서 근무하는 사무직이다. 흡연구역이 밖에 있어 담배를 한 대 피울 때마다 15분 정도 소요된다. 회사는 담배 피우는 시간이나 라운지에서 커피 마시는 시간 등을 모두 근로시간에서 제외한다고 공지했다. 정당한 조치인가.

A.
노무사회와 경총 모두 회사의 조치가 정당하다고 봤다. 이런 시간은 근로시간 중이더라도 ‘개인적 용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용부는 지난달 11일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흡연과 커피 마시는 시간을 두고 “상사가 복귀를 명할 경우 바로 복귀를 해야 하는 시간”이라며 근로시간으로 인정했다. 양 단체와 정부의 판단이 다른 셈이다. 현재 관련 판례도 구체적인 게 없어 각각의 사례별로 명백한 개인적 용무인지, 사용자의 지휘·감독권이 영향을 미치는지를 따져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Q.
내일부터 1주일간 휴가를 가는데 업무가 너무 많아 일감을 집으로 가져와 새벽 1시까지 일을 했다. 집에서 일한 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되나.

A.
상사의 지휘나 명령 없이 스스로 일한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유성열 ryu@donga.com·조건희 기자
 
■ 부장이 마감시간 정한 ‘퇴근후 단톡방 보고’는 근로시간 포함
[퇴근 후 연락]
Q.
국책연구원에서 통계를 다루는 연구원이다. 퇴근 후에도 상사가 메신저로 특정 통계를 보내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수행하는 데 적게는 10분에서 많게는 30분 정도가 걸린다. 근로시간에 해당하나.
A.
노무사회와 경총의 의견이 갈린다. 노무사회는 “퇴근 후 상사의 지시에 따라 통상의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며 근로시간으로 인정했다. 반면 경총은 “상사의 요청이 구속력 있는 지시나 감독이 아니라면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몇 시까지 보내라거나 보내지 않으면 제재를 가한다거나 하는 강제성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Q.
우리 부서에는 ‘단톡방(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 있는데, 부장이 퇴근 후에도 “파이팅!” “내일은 더 열심히!”와 같은 시시콜콜한 문자를 남긴다. 여기에 “네, 감사합니다”처럼 일반적인 답변을 다는 시간도 근로시간인가.

A.
구체적인 업무 지시와 업무 수행으로 볼 수 없는 만큼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 단순 메신저 이용에 불과하다면 퇴근 후 상사나 동료 간 메신저 대화는 근로시간이 아닌 것이다.

Q.
대기업 홍보팀에서 일한다. 퇴근 후에도 당번을 정해 회사 관련 기사를 수시로 검색한 뒤 단톡방에 올린다. 당번 일도 근로시간에 포함되나.

A.
노무사회는 “홍보 관련 업무가 통상 업무고, 당번을 정해 통상 업무를 수행할 의무를 부과한 것”이라며 근로시간으로 인정했다. 반면 경총은 “기사 검색을 위해 사무실에 상주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Q.
제조업체 해외영업팀에서 일한다. 시차 때문에 주로 퇴근 후에 해외 바이어들과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이 시간도 근로시간에 해당하는가.

A.
노무사회는 “시차상 퇴근 후에만 업무가 가능하고, 해외 바이어 접촉은 해외영업팀의 핵심 업무”라며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봤다. 하지만 경총은 “바이어와의 연락이 일정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이어져 사실상 업무를 수행하는 수준일 때만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퇴근 후의 간헐적인 연락은 근로 시간이 아니라는 얘기다.

[교육·파견]
Q.
해외 파견자로 선발됐다. 파견자는 토익 850점을 꼭 넘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서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수강하는 시간이 근로시간에 해당하는가.

A.
회사가 ‘연 20시간 필수 이수’ 등 구체적으로 온라인 강의 수강을 요구하면 근로시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지만 사용자의 구체적 지시가 없는 자발적 학습은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파견을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본인 스스로 강의를 듣는 것은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Q.
대기업 노무팀에서 일하는 직원이다. 상사의 특별 지시로 매일 퇴근 후 2시간씩 인터넷으로 노동법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근로시간에 해당하는가.

A.
노무사회는 “상사가 특별히 내린 지시에 따라 수강하는 인터넷 강의는 근로시간”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경총은 “강의 수강에 대한 진도 체크, 시험 등 제대로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강제 절차가 있어야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Q.
전자회사 직원이다. 회사가 독일에 직접 투자해 설립한 법인에 파견돼 일하고 있다. 이 경우 독일 노동법의 적용을 받나.

A.
국내 기업이 투자해 독일에 설립한 법인이 독일에서 근로자를 직접 고용했다면 독일 노동법의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국내 근로자가 독일 법인에 일정 기간 파견됐다면 한국 노동법이 적용된다. 파견 근로자는 국내 본사의 지휘·감독 아래에서 일을 하고 임금을 받기 때문이다. 해외 지사도 동일하다. 국내에서 해외 지사로 파견된 근로자는 한국 노동법, 해외 지사가 직접 고용한 근로자는 해당 국가의 노동법을 적용한다.

[출장]
Q.
울산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직원이다. 일주일에 사흘 정도는 KTX를 타고 서울과 세종으로 출장을 간다. KTX 이동시간은 근로시간으로 인정되는가.

A.
국내 출장을 위한 이동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Q.
경기 파주시의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이다. 거래처가 있는 경기 성남시까지 일주일에 서너 번 다녀온다. 성남까지 이동하는 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되는가.

A.
그렇다. 다만 노사가 사전에 출장 거리에 따른 통상의 근로시간을 정해 놓는다면 출장 근로시간을 둘러싼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수도권 내 이동 시 근로시간은 1시간, 충청권으로 이동 시 근로시간은 2시간으로 한다’는 식으로 노사가 사전에 약속하면 출장을 갈 때마다 근로시간을 산정할 필요가 없다.

Q.
해외 출장을 가는데 비행기 표가 토요일밖에 없어서 토요일에 출국했다. 집에서 공항으로 이동한 시간도 휴일근로에 해당하는가.

A.
가장 애매한 부분이라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하다. 장거리 출장은 출장지에 따라 이동시간이 들쑥날쑥하다. 노무사회는 “대법원 판례가 없어 모든 출장의 소요시간(이동시간 등)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장거리 이동 시 별도의 보상을 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경총은 “휴일에 공항으로 이동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고, 비행시간만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고용부는 지난달 11일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비행시간뿐 아니라 출입국 수속시간, 환승시간, 해외에서의 이동시간 등 출장지에 도착하기까지 모든 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외 출장에 대한 ‘구체적 기준과 근로시간 인정 방법’은 노조 또는 근로자 대표와 합의해 정하라고 권고한 상태다.

[기타]
Q.
우리 회사는 선도적으로 주 35시간 근로제를 도입했다. 연장근로 한도가 12시간이니 우리는 주당 최대 47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는 것인가.

A.
아니다. 법정근로시간이 52시간(기본 40시간, 연장근로 12시간)인 만큼 52시간까지 가능하다.

Q.
우리 회사의 근무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지만, 모든 직원이 오전 8시에 출근한다. 특별한 규정은 없지만 암묵적인 룰이다. 일찍 출근하는 1시간도 근로시간인가.

A.
일찍 출근한 1시간 동안 무엇을 하며 어떻게 보내는지가 중요하다. 이 1시간 동안 상사의 지휘나 감독이 있다면 근로시간이고, 없다면 근로시간이 아니다. 경총은 여기에 더해 “회사가 명시적 혹은 묵시적으로 지시해야 근로시간”이라는 추가 단서도 붙였다.

Q.
회사에 직장어린이집이 있어 아이를 맡긴 뒤 출근한다. 일하는 도중 아이가 아프다고 해서 1시간 정도 어린이집에 다녀왔다. 근로시간에서 제외되나.

A.
어린이집에 가는 건 일종의 ‘외출’이다. 업무 수행과 관련이 없고 직원 개인 사정에 따른 ‘외출’은 근로시간에서 제외된다.

Q.
회사 노조의 대의원이다. 한 달에 한 번씩 대의원들끼리 퇴근 후 1시간 정도 회의를 하고 회식을 한다. 근로시간에 해당하는가.

A.
업무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 노조 활동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서 이뤄지지 않으므로 단체협약 등에 별도로 정하지 않는 한 근로시간이 아니다.

조건희 becom@donga.com·유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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