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그 많던 전원주택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 많던 전원주택은 다 어디로 갔을까?

2010년대 초반 전원주택이 유행이었다. 용인 동백지구가 대표적인데 10억 내외의 전원주택이 타운하우스 등의 이름으로 분양했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전원주택 개발 및 분양은 실패로 돌아갔고 현재까지도 미분양주택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전원주택은 기존 도심의 아파트와 경쟁관계에 있는 상품이었다. 기존의 아파트를 처분해야만 수도권 외곽의 전원주택을 매입할 수 있었다. 상품의 구성과 가격도 이를 염두에 두고 이루어졌다. 따라서 당시 아파트와 전원주택은 대체재 관계였다.
 
한 재화의 가격이 상승할 때 다른 재화의 수요량이 증가하면 이들 재화는 대체재라고 하며, 반대인 경우 보완재라고 한다. 쉽게 설명하면 대체재는 경쟁관계에 있는 상품이며, 보완재는 두 제품이 합쳐져야 하나의 효용이 완성되는 상품들 간의 관계를 말한다. 예전에 커피와 설탕은 보완재이며, 소주와 맥주는 대체재였다. 경기가 호황이면 맥주가 많이 팔렸고, 경기가 불황이면 소주가 많이 팔렸다. 기본 개념을 경제학에서 차용한 대체재와 보완재는 고정된 것은 아니며 트렌드에 따라 그 성향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소주와 맥주는 과거 대체 관계였으나 지금은 보완의 성향이 더 커졌다. 최근 애주가들이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기 시작하면서 경기의 영향에 따라 경쟁 관계였던 두 주종이 상호 보완의 관계로 바뀌었다. 소주가 많이 팔리면 맥주 판매량도 늘어나며, 맥주가 많이 팔리면 덩달아 소주도 많이 팔린다. 이를 전원주택이라는 부동산 상품에 적용하면 왜 2010년대 초반 전원주택이 실패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전원주택에서 세컨드하우스로
당시 전원주택은 기존 아파트와 대체관계에 있는 것으로 착각했었다. 웰빙과 힐링의 트렌드가 거세게 불어 이에 대한 수요는 늘었지만 도심의 아파트를 정리하고 시골로 이사하려는 수요는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오히려 대부분은 도심의 아파트 생활을 유지하면서 주말이면 시골에서 웰빙과 힐링을 실천하려는 수요였다. 5도2촌이다. 5일은 도시에서 생활하고, 2일은 시골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이다. 이런 트렌드가 대세라면 10억 원에 이르는 주택은 부담이다. 기존의 주택을 유지하면서 구입하기가 일반인이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용인 동백지구의 H타운하우스의 경우 분양면적은 100평 이상이며 분양가격도 10억 원 내외인데 여전히 미분양상태다. 서울의 아파트를 유지하면서 이 타운하우스를 매입할 수 있는 계층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최근 전원주택은 수도권에서도 3억 원 내외의 금액으로 분양된다. 여유 있는 계층이 기존 도심의 아파트를 보유하면서도 구입할 수 있는 금액 대다. 전원주택이 아니라 별장이나 세컨드하우스라는 본연의 역할을 되찾은 것이다. ‘17년 강원도 지역 아파트 가격 평균 상승률은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았으며, 이러한 가격상승은 서울과의 접근성이 개선된 세컨드하우스 수요에 기인한 바가 크다.
 
이렇게 재화의 성향이 대체관계인지 보완관계인지는 명확하지 않거나 트렌드에 맞춰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영상회의는 대면회의를 대체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영상회의로 인해 대면회의가 더 증가하기도 한다. 사이버강의 또한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강의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된 사이버강의가 오프라인과 병행하면 더 강의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대체관계이기도 하지만 보완관계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계성은 대부분의 현실세계에서는 명확한 인과관계 보다는 상관관계 더 보편적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관계는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이 더 많다는 말이다.


생활형숙박시설 아파트의 대체상품으로
 
생활숙박시설은 호텔이다. 호텔은 원래 레저형 상품이나 아파트처럼 분양이 가능한 상품으로 공중위생법에 생활숙박시설이 신설되었다. 보통은 분양형호텔이라 부른다. 이 상품은 과거 보완재 관계였던 호텔이라는 상품을 아파트의 대체상품으로 탈바꿈시켰다. 부산 해운대에 2018년 초에 입주한 “해운대더에이치스위트”가 생활숙박시설이다. 이 호텔의 내부를 보면 유니트의 구성이 아파트와 거의 똑같다. 콘도나 호텔을 방문하면 느꼈던 이질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홍보도 레지던스아파트라고 했다. 아파트인데 조식서비스, 발레파킹, 청소가 되는 상품이라는 말이다.
 
원래 서울의 상업지역에서 아파트(주상복합)를 지을 때 전체 건축연면적의 30%를 비주거시설로 채워야 한다. ‘17년 6월 조례가 개정되면서 ’18년 1월부터 오피스텔이 비주거시설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여의도의 공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기존 오피스텔 건립계획을 포기하고 취사와 숙박이 가능한 455실의 생활숙박시설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아직 도시계획위원회 심사를 통과해야 하지만 호텔이 주거용오피스텔이나 아파트와의 대체상품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아파텔이라 불리는 주상복합에 함께 지어지는 중대형의 면적이 많았다. 대부분 전세 임대차였고 시세차익도 꽤 있었던 상품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 오피스텔은 대부분 수익형으로 지어지면서 유주택자가 노후대비 등의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는 보완관계의 상품으로 바뀌었다.


보완과 대체의 관계 영원하지 않아
 
어떤 상품이 특정상품과 보완관계인지 대체관계인지는 부동산투자에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보완재냐 대체재냐에 따라 상품의 구성과 가격대가 철저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으면 과거의 상품을 붙잡고 고민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따라서 지금 트렌드가 상품을 나누는 측면에서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처음으로 시장에 등장하는 새로운 상품의 경우 부동산상품이 가지는 복합성으로 인해 그 판단이 대체로 모호한 경우가 많다. 
 
수도권 외곽에 자연환경이 좋은 지역에 지어지는 민간 임대주택인 뉴스테이의 경우 기존 아파트의 대체재로 볼 것인지, 보완재로 볼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오히려 임대 분양자들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다. 과거 대체재였던 소주와 맥주가 지금은 보완재로 애주가들의 손끝에서 기교 있게 섞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영산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심형석 교수, 
'월세받는 부동산 제대로 고르는 법' 밴드 운영
찜하기이글을 다시 읽고 싶다면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