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강남 재건축 부담금 ‘폭탄’ 반포현대 1인당 1억3569만원

강남 재건축 부담금 ‘폭탄’ 반포현대 1인당 1억3569만원

올해 부활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첫 적용 단지인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아파트에 15일 조합원 한 명당 1억3569만 원의 부담금이 통지됐다.
올해 부활한 재건축 부담금(초과이익환수금)의 첫 적용 사례가 나옴에 따라 집값 급등의 진원지인 서울 강남 재건축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80채짜리 ‘나 홀로 아파트’의 부담금이 한 채당 1억4000만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자 이보다 규모가 큰 단지들은 부담금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불안에 떨고 있다.


○ ‘부담금 1호’부터 산정 근거 논란
15일 서초구가 통지한 반포현대아파트 부담금 예정액(1인당 1억3569만 원)과 재건축조합이 자체 산정한 금액(7157만 원)이 배에 가깝게 차이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아파트의 현재 시세를 다르게 산정해서다.

재건축 부담금은 재건축 사업으로 얻은 초과이익(1인당 3000만 원까지 면제)에 대해 최고 50%까지 부과한다. 초과이익은 아파트 준공 인가일인 재건축 종료 시점의 집값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의 집값(재건축추진위원회 설립 시기), 시세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뺀 금액이다. 종료 시점의 집값에는 현재 아파트의 미래가격과 일반분양 물량의 분양가 등이 포함된다.

반포현대는 단일 규모(전용면적 84m²) 80채로 구성된 한 동짜리 아파트여서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실거래 신고 기록은 지난해 6월 9억6500만 원이 마지막이다. 이 때문에 반포리체 등 인근 단지들의 시세를 고려해 현 시세를 산정했다. 현 시세는 공시가격과 마찬가지로 실거래 금액의 60∼70% 선만 반영된다.

서초구 관계자는 “인근 단지 5곳의 시세를 평균해 채당 약 15억 원으로 봤는데 조합 측은 4개 단지 평균 약 13억 원 정도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 차이 때문에 재건축 종료 시점 주택가액도 서초구는 아파트 전체로 1155억 원, 조합은 1033억 원으로 추정했다. 

반포현대는 단지 자체가 소규모인 데다 일반분양 물량도 12채에 불과해 다른 단지에 비해 사업성이 떨어진다. 조합원들은 이미 1인당 1억 원가량의 추가부담금(새 아파트 짓는 비용)을 내기로 했는데, 여기에 부담금까지 납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조합원 중 재건축을 아예 포기하자는 사람들도 있다. 이순복 조합장은 “추가 비용에 대한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했다.

재건축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한다 하더라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개별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을 명시하는 관리처분인가 계획을 세울 때나 준공 이후 실제 부담금을 나누는 과정에서 조합원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조합원마다 주택을 취득한 시기가 달라 실제로 얻는 초과이익이 다르다. 이 때문에 형평성 논란 등 마찰이 생길 공산이 크다. 이순복 조합장은 “지금으로선 아무 대책이 없는 상태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 부담금 최고 8억4000만 원 현실화 가능성
다른 재건축 단지들도 비상이 걸렸다. 가장 곤란해진 곳은 올해 관할 구청에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내고 재건축을 마무리하려던 단지들이다. 올해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을 통보받게 될 강남권 단지는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강남구 대치쌍용 2차, 송파구 문정동 136일대 등이다.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하지 못한 아파트 단지들이다. 추진위도 설립되지 않은 사업 초기단계인 단지에선 ‘재건축을 아예 다음 정권 때로 미루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인근 B공인중개소 대표는 “재건축에 따른 이익이 크지 않을 반포현대에 1억 원대 세금이 매겨지는 것을 보고 불안해하는 조합원이 많다”며 “일반분양 물량이 훨씬 많은 이곳엔 수억 원대 ‘세금 폭탄’이 떨어질 거라고 걱정한다”고 전했다. 국토부가 올해 초 내놓은 시뮬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강남권 평균 부담금은 4억4000만 원, 최고 금액은 8억4000만 원에 이른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강남구 대치동 대치은마 등 다른 대단지 재건축들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이들 단지는 시장 활황기였던 2015∼2017년 매매가가 크게 뛴 데다 규모가 4000채 안팎으로 커서 재건축에 따른 초과이익도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구청이 주민 눈치를 보느라 부담금을 낮출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존중하지만 앞으로 이어질 부담금 예정액 통보 과정에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에는 일반 부동산에 적용되는 보유세 인상안도 확정된다. 재산세 인상보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통한 고가(高價)주택 증세 방안이 유력하다. 종부세 인상 방향은 공정시장가액 비율(현행 80%)을 높이거나, 주택 공시가격을 시세에 맞춰 인상하는 방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표 구간에 따라 0.5∼2.0%인 현행 종부세율을 0.5∼3.0%까지 높이는 방안도 논의된다.

천호성 thousand@donga.com / 세종=박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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