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현대차, ‘투스카니 義人’에게 ‘벨로스터’ 준 까닭

현대차, ‘투스카니 義人’에게 ‘벨로스터’ 준 까닭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진정한 영웅이라는 찬사를 받은 한영탁 씨의 투스카니가 의식을 잃은 운전자 차량을 막아서는 모습. 블랙박스 영상 캡처
14일부터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투스카니’, ‘투스카니 의인(義人)’이 상위권에 올랐다. 투스카니는 현대자동차가 2001년 출시한 차다. 투스카니와 함께 현대차 ‘벨로스터’도 연관 검색어로 떴다. 고속도로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보고 자신의 차로 상대 차를 막아 세우며 큰 사고를 방지한 한영탁 씨(46) 덕분이다.

한 씨의 차가 투스카니였다. 한 씨 사연이 알려진 후 현대차는 한 씨에게 벨로스터 한 대를 증정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들은 15일 한 씨를 직접 만나 차량 증정을 위한 실무 절차를 진행했다.

이 사연이 알려지며 2001년 나온 토종 스포츠카 투스카니. 현대자동차 제공
벨로스터는 2011년 처음 출시됐고 올해 2월 2세대 모델이 나왔다. 사람들은 현대차가 왜 투스카니 이용자였던 한 씨에게 벨로스터를 주기로 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현대차 측은 “한 씨가 엘란트라를 몰고 있었다면 아반떼를, 쏘나타 구형 모델이었다면 최신 모델인 ‘쏘나타 뉴 라이즈’를 증정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즉 현대차가 현재 만드는 차량 중 투스카니 DNA를 물려받은 차가 벨로스터란 얘기다.

그리고 현대자동차가 한 씨에게 증정하기로 한 벨로스터가 화제를 모았다. 현대차는 국산차의 한계를 뛰어넘는 고성능을 구현하고자 했던 투스카니 DNA를 벨로스터로 이식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는 17년 전 투스카니를 내놓으며 ‘토종 스포츠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투스카니에 앞서 같은 수식어를 붙인 현대차 모델로는 1990년 출시한 스쿠프와 1996년 티뷰론이 있다. 스쿠프와 티뷰론은 무늬만 스포츠카라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투스카니는 한결 나은 평가를 받았다.

2001년은 지금처럼 낮은 배기량 엔진으로 강한 힘을 내도록 하는 엔진 다운사이징 기술이 부족했던 시절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투스카니에 배기량 2.7L 6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당시 그랜저급에 들어가던 엔진이다. 최고출력 175마력(ps) 최대토크 25.0kgf·m은 당시 국산차 중에서 단연 주목받는 성능이었다. 투스카니는 티뷰론에 비해 동력 성능뿐만 아니라 차체 강성도 향상됐다. 차량 앞뒤에 붙은 엠블럼은 현대차 엠블럼이 아닌 독자적인 ‘T’자 엠블럼이 사용됐다. 이 때문에 사연을 모르는 사람들은 투스카니를 보고 ‘저 외제차는 도대체 무슨 브랜드냐’고 묻기도 한다.

현대차는 투스카니 이후 토종 스포츠카라는 말을 아낀다. 2008년 나온 제네시스 쿠페에 비슷한 수식어를 붙이긴 했다. 하지만 과거처럼 ‘우리도 스포츠카를 만들 수 있다’는 식으로 강조하지는 않는다. 그 대신 젊고 감각적인 디자인에 고성능을 결합한 스포티한 신차들로 현대차의 다른 면모를 내보이려 한다.

그 첫 번째 모델이 2011년 내놓은 벨로스터였다. 당시 젊고 개성 있는 고객들을 겨냥해 만든 브랜드 ‘프리미엄 유스 랩(PYL·Premium Youth Lab)’의 첫 번째 작품이었다. PYL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설계한 브랜드다. 2월에 나온 2세대 벨로스터는 1.6L 터보엔진 모델 기준으로 최고출력 204마력(ps), 최대토크 27.0kgf·m를 갖췄다. 현대차가 자사 고성능 브랜드 ‘N’을 국내에 처음 적용한 모델도 벨로스터다. 그만큼 강한 주행성능을 구현할 디자인과 차체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벨로스터는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단종될 거란 예상도 많았지만 2세대 모델이 나왔다. 정 부회장은 1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친환경차 자율주행차와 함께 신형 벨로스터 출시를 중요 경영 현안으로 꼽기도 했다. 현대차는 의인 한 씨에게 벨로스터를 증정한 것이 마케팅 효과를 기대한 활동으로 여겨지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벨로스터가 이만큼 주목받았던 적이 없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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