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비트코인 ‘고래’ 중과세 방안 ‘만지작’…손실 나면 비과세

비트코인 ‘고래’ 중과세 방안 ‘만지작’…손실 나면 비과세

당국, 매매수익에 양도소득세 검토…투기세력 차단
경기도 일산 장항동의 한 음식점 앞에 비트코인·리플·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로 결제가 가능하다고 알리는 입간판이 보이고 있다. © News1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암호화폐(가상화폐) 관련 은행권 현장점검 배경과 투기위험성을 경고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 News1
암호화폐(가상화폐) 투자로 수백억대 이상의 자산을 쌓은 이른바 ‘고래(whale)’들에 중과세가 가능한 주식 양도차익 과세 모델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투자로 손실을 본 사람들은 비과세지만 이익에 비례해 세율을 올리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10일 과세당국에 따르면 암호화폐에 과세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논의중인 가운데 보유세, 부가가치세, 거래세보다는 투자수익에 과세할 수 있는 양도소득세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양도세는 주택 등 부동산을 매매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주택가액이 높거나 다주택자에게 중과세하고 있다. 양도차익이 클 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누진세 성격도 있어 조세 형평성을 살릴 수 있다,

실수요자나 소액투자자, 매매로 손해를 본 사람은 보호하면서 투기세력은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을 건전하게 육성하는데 효과적이다. 초기 투자해 막대한 암호화폐를 보유한 ‘고래’들이 차익을 실현하면 세금으로 소득을 환수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양도세를 과세 하려면 몇 가지 난관이 있다. 양도소득세를 걷는 대표적인 자산인 주택과 비트코인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매매 편의성이다. 주택은 상대적으로 보유기간이 길고 매매 절차가 까다로워 과세당국이 거래를 쉽게 포착할 수 있다. 등기 과정에서 매도매수자의 신분과 매매차익도 확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하루에도 수십, 수백번의 매매가 가능하다. 매 거래마다 양도세를 부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암호화폐의 매매패턴은 주택보다는 주식거래와 비슷하다. 현재 주식에 대해 일반적으로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지만 대주주는 예외적으로 양도세 부과대상이다.

연말 보유한 주식을 기준으로 종목당 시가총액 25억원 이상 주식 다량보유자(대주주)를 과세대상으로 선정한다. 이들이 1년 동안 매매한 실적에서 투자손실을 봤으면 과세하지 않고 이익을 본 액수만 과세한다.

양도차익 중 3억원 이하에 대해 20%, 3억원 이상인 액수는 25%를 부과하고 있다. 이 과세기준을 비트코인에 단순 적용하면 1년동안 비트코인 매매수익이 10억원(과표)일 때 3억원의 20%인 6000만원과 7억원의 25%인 1억7500만원을 더한 2억35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암호화폐에 대해 정부가 어느 정도 세율을 적용할지는 시장 상황과 투기성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경우에 따라 이익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거두는 중과세 방안을 택할 수도 있다.

남은 문제는 과세 자료를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주식의 경우 모든 주식거래 데이터가 예탁결제원에 집중되기 때문에 개개인의 거래내역과 투자손익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실명거래하고 있더라도 개인이 여러 거래소에 분산 예치 후 매매하는 경우 과세 자료 확보가 쉽지 않다. 국내 주요 거래소는 신분증과 휴대전화, 본인 사진 등을 대조해 비대면 인증 방식으로 ‘지갑’을 개설하고 있지만 군소 거래소들의 실명인증 실태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최근 시중은행의 가상계좌 거래를 중지시키고 본인 명의의 1개 계좌를 통해 실명거래만 허용한 것도 향후 과세에 대비한 조치다.

암호화폐의 주식과 같은 성격 때문에 금융소득으로 보고 과세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현재 금융소득 과세는 이자나 배당수익에 과세하는데 암호화폐는 이자나 배당이 없고 오로지 매매 때만 수익이 발생한다.

가상화폐 보유 자체에 과세하는 보유세는 과세가 불가능한 것으로 잠정 결론냈다. 주택은 매년 6월1일 소유자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데 가상화폐는 하루에도 수 없이 매매가 이뤄지고 가격도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보유세 과세가 어렵다.

정부 관계자는 “암호화폐는 계좌가 실명으로 거래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양도세를 과세하기 위해서는 과세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며 “주식도 보유세는 부과하지 않듯이 보유 자체에 과세하는 것은 암호화폐의 성격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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