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치고 올라간 배터리 vs 제자리 걸음 전기차

치고 올라간 배터리 vs 제자리 걸음 전기차

노명현 기자 kidman04@bizwatch.co.kr
현대차, 전기차 비중 0.4%…글로벌 19위 현주소
승용차 넘어 상용차 확대 등 라인업 다양화 필요


'전기차의 심장'이라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전기차 배터리 강국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작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시들하다. 이전에 비해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중국과 미국 등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게 현 주소다.


◇ 현대차 전기차 비중, 1000대 중 4대에 불과

6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9월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2만2910대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12위에 불과하다. 르노-닛산이 9만6914대로 압도적인 가운데 중국 지리자동차와 BYD(비야디)가 각각 7만4519대와 7만554대로 2·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의 경쟁사인 일본 토요타와 독일의 폭스바겐그룹 도 각각 4만7772대, 3만8767대로 7위와 9위에 올라있다.

판매대수가 아닌 전체 완성차 판매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을 기준으로 삼으면 현대·기아차의 순위는 더 내려간다. 현대·기아차 전기차 판매 비중은 0.4%로 완성차 업체 가운데 19위에 머물렀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인 1.2%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이에 반해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업계 최고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며 강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LG화학의 올 9월 기준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은 작년 같은기간보다 168.7% 증가한 438.9㎿h(메가와트시)로 전체 4위를 차지했다. 삼성SDI는 80.8% 늘어난 248.9㎿h로 5위에 오르며 선두권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배터리 가격과 안정성, 에너지 밀도 등을 포함한 기술력 측면에서 앞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국내 완성차 업체 뿐 아니라 GM과 BMW 등 해외 여려 기업들로부터 배터리 공급계약을 따내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 전기차 보급, 확산되고는 있는데…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전기차 시장을 육성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도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관련 사업을 펼치는데 유리하다.

그럼에도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더디다. 올 7월 기준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는 1만686대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가 세웠던 올해 보급 목표인 4만6000대의 23% 수준에 불과하다.

아이오닉 등 전기차 모델을 국내 시장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전기차 비중이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터리 업체들이 유럽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고, 현지 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정부는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이전보다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는 전기차 구매 시 1400만원의 국고 보조금을 지급한다. 각 지자체별로 지원되는 추가 보조금을 감안하면 평균 2000만원 가량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각종 세제 감면과 공영주차장 및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전기차 충전소도 늘리고 있다.

정책 뿐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의 노력도 요구된다. 현재 현대·기아차 등 국내 업체들의 전기차는 승용차 모델에 한정돼 있다. 전기차 보급률이 우리보다 높은 중국의 경우,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전기차 라인업이 다양하다. 이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판매 비중 상위권을 싹쓸이한 배경 중 하나로도 꼽힌다.

이 때문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라인업 확대가 지연될 경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차 업체들의 비중이 지금보다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전기차 보금은 주로 승용차이고 상용차는 미미해 상용차 보급과 생산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상용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대응이 미진해 수입차가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중국 전기 상용차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수입되는 전기 상용차 대부분이 중국 제품인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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