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고객의 허락을 구합니다..‘허락 마케팅’ 대세

고객의 허락을 구합니다..‘허락 마케팅’ 대세

‘중국의 최첨단 기술기업가들은 은행에 있다’는 말이 있다. 예컨대 중국의 첫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인 위뱅크(WeBank)는 중국의 인터넷 게임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개발업체인 텐센트 홀딩스가 주도해 만든 합작회사다. 위뱅크는 중국의 은행산업을 개방하려는 목적으로 중국 정부가 라이선스를 부여한 5개 은행 중 하나다. 설립허가를 받은 은행들은 소기업과 영세기업, 그리고 국민들이 보다 원활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텐센트는 인기 모바일 메신저이자 소셜 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인 위챗을 활용한다. 위챗은 사용자가 9억 명에 달하는 소셜 네트워크다. 위챗은 신용카드를 연계해 사용자들이 텐센트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하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자산을 관리하면서 스마트폰으로 타사의 투자상품에 투자할 수도 있다. 최근 국내 어플들이 시도하고 있는 모바일 뱅킹 서비스가 일찌감치 시작된 것.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정보통신(IT) 기술이 빚어낸, 마케팅 4.0의 모습이다. 

2017년 12월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동아비즈니스포럼연사로 나설 필립 코틀러는 IT기술로 펼쳐지는 새로운 마케팅 환경 변화에 주목하고 ‘마케팅 4.0의 시대’로 명명했다.마케팅의 대가이자 세계적인 경영 구루로 손꼽히는 그는 새로운 환경에서 변모해가는 소비자 행동의 특성들을 규명하고 이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과 기술을 제시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동아비즈니스포럼은 국내 최고, 최대의 비즈니스포럼으로 경영 사상을 주도하는 최고의 사상가들을 초청해 기업 현장의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해왔다. 매년 가장 뜨거운 경영 어젠다들을 다뤄 온 동아비즈니스포럼의 올해 주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장 전략’으로, 마케팅 분야의 1인자로 꼽히는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의 저자인 알렉산더 오스터왈더, 플랫폼 비즈니스 전문가인 마셀 밴 앨스타인 등이 연사로 나선다. 

마케팅의 대가로 꼽히며 최근 마케팅4.0을 주창한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교수


마케팅4.0의 특징


마케팅4.0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식노동의 자동화와 사물 인터넷,클라우드,로보틱스(robotics), 3D프린팅 등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른 마케팅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마케팅 개념으로 출현했다.마케팅4.0의 핵심은 기업과 고객 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의 상호작용을 결합하는 데 있다.전통적인 마케팅에서는 기업의 시각에서 행해지는 일방적인 시장세분화,표적시장 선정 및 포지셔닝(Segmentation, Targeting, & Positioning∙STP)을 중시한다.

마케팅4.0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소비자들에게 좀더 겸손한 자세로 접근할 것을 요구한다.즉,자연스럽게 형성된 고객 커뮤니티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허락 마케팅(permission marketing)’을 수행할 것을 권유한다.또한 마케팅4.0에서는 소비자들의 심리에 자사 제품이 제공하는 특정 편익을 심기 위한 포지셔닝 노력보다는 구글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변치 않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역동성과 융통성을 겸비한 활동을 수행할 것을 요구한다.이에 더해 마케팅4.0에서는 마케팅 믹스 측면에서 좀더 많은 소비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예컨대에어비앤비(Airbnb)나 우버(Uber)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P2P(peer-to-peer)유통은 고객들이 서비스 유통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가능하다.마케팅4.0에서 마케터들은 이 같은 새로운 움직임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결론적으로 마케팅4.0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함으로써 기업과 소비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소비자들의 능동적인 역할을 극대화하고 그 결과로 자사의 브랜드나 기업을 적극적으로 옹호할 수 있는 고객을 만들어내는 마케팅 접근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행동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마케팅 전략 및 전술

코틀러는 마케팅4.0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과 전술을 도출하기 위해 소비자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것을 요구한다.소비자들의 구매의사 결정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전통적인 틀 중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아이다(AIDA)에선 소비자들이 어떤 상품을 구매하기까지 주의(Attention),관심(Interest),욕구(Desire),행동(Action)의 네 가지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본다.

반면마케팅4.0에서는5A’s,즉 인지(Aware),끌림(Appeal),질문(Ask),행동(Act),옹호(Advocate)의 다섯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이해한다.이는 디지털 시대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행동하는 소비자들의 행동을 좀더 분석적으로 포착해내기 위한 소비자행동의 개념화 시도로 보인다.

5As틀의 또 한 가지 특징은 마케터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소비자행동이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한 옹호(Advocacy)라는 점에 있다.전술했듯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의 원천은 커뮤니티 내의 다른 소비자들의 의견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기업 입장에서는 자사 브랜드를 지지해 주는 확고한 옹호자를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이에 따라 소비자행동을 살펴보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소비자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브랜드의 옹호자가 돼가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에 근거해 마케팅4.0에서는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몇 가지 마케팅 전략과 전술을 소개하고 있다.예컨대소비자들이 자신의 친구로 여길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전략,스토리텔링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콘텐트 마케팅(content marketing),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데 거쳐가는 여러 경로를 감안해 온∙오프라인 상의 최적 경험을 목표로 하는 옴니채널 마케팅(omni-channel marketing)전략,고객의 디지털 경험을 고양시키기 위한 모바일 앱 사용전략,사회적 고객관계관리(social CRM),고객 보상 프로그램처럼 소비자로부터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게임화(gamification)전략 등이 그것이다.

마케팅4.0의 의의와 한계점


마케팅4.0은 전통적인 마케팅을 부정하기 위한 마케팅 개념이라기 보다는 디지털 시대에 전통적인 마케팅과 디지털 마케팅을 조화롭게 융합하기 위한 제안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 의미에서 마케팅4.0은 코틀러가 이미 제안한 바 있는 인간중심의 마케팅 개념인 마케팅3.0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즉,소비자행동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함께 기업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소비자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여러 가지 마케팅 전략/전술 및 성과 측정방법을 제안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마케팅4.0은 몇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우선 마케팅4.0이 제안하고 있는 소비자행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기존의 소비자행동에 대한 이론이나 개념적인 틀보다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행동을 과연 얼마나 더 잘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증적인 증거가 아직은 미약하다.


코틀러가 제안하고 있는 개념적인 틀은 아직까지는 그의 직관적인 통찰과 몇몇 사례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향후 학계에서 좀더 엄격한 방법으로 검증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또한 사물 인터넷,빅데이터,인공지능, 3D프린팅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4차 산업혁명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서 아직도 학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으며,마케팅의 어느 영역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마케팅 환경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마케팅 실무계와 학계에 대해 하나의 화두를 던진다는 의미에서 마케팅4.0은 매우 시의적절한 시도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향후 마케팅 전반을 끌고 갈 수 있는 개념적 틀이 될 수 있을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 하영원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비즈니스인사이트 최한나 정리
businessinsigh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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